민주당 ‘송영길·김동연’ 딜레마…‘확 밀어주자니 곳곳에 암초’

입력 2022-03-30 19:48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 수도권 전략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과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의 경기지사 출마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당내 반발과 형평성 논란이 있어 지도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송 전 대표와 만났다.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관련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 패배로) 마음 아파하시는 많은 국민과 당원 지지자들에 대해 당이 성실하게 응답해야 한다”며 “더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출마 요구도 있지만, 현재로선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송 전 대표 차출론에 점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문제는 당내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최종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을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불러내 후보로 내는 게 합당한 선택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반기를 들었다.

앞서 우상호 의원도 TBS 라디오에서 “(선거) 책임을 진다는 말이 거짓말이었냐, 이렇게 반론이 나오면 당 선거 전체에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전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 대표의 경기지사 선거 출마도 만만치 않은 숙제다.

윤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김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고, 출마지역과 경선방식 등에 대해 협의했다. 김 대표는 경기지사 출마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31일 국회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YTN에서 “당이 강력히 요청했고 저도 당연하다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력이 약한 김 대표가 현재의 국민참여경선(여론조사 50%·당원여론조사 50%) 방식으로는 경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경선 규칙을 바꾸면 경쟁자들의 반발을 피할 수 없다.

윤 위원장은 MBC 라디오에서 “우리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박원순 전 시장 때 시민사회 대표로 나왔을 때 단일화 경선 시 다른 룰을 적용한 경우도 있었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 대표는 경선 규칙과 관련해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김 대표가 본선이 아닌 경선에서 탈락하면 민주당으로서는 차기 잠룡 중 하나를 잃을 수도 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