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내각 참여 안해” 안랩 11%↓ [3분 국내주식]

입력 2022-03-30 17:00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실에서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국내 증권시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에서 전해진 긍정적인 소식으로 소폭 상승 마감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의 강세가 기관의 투자 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5.67포인트(0.21%) 오른 2746.74에 거래를 종료했다.

투자자별 동향을 살펴보면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홀로 1609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381억원, 99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키움증권은 “장단리 금리 차 역전에 따른 침체 논란에도 전쟁 사태 해결 기대감이 커졌다”며 “유가와 곡물 등 2~3월 폭등했던 원자재 가격도 안정세를 찾아간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전쟁 발 경기둔화 리스크도 시간이 갈수록 해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 안랩 [053800]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코스닥 상장사 안랩이 전날보다 11.72%(1만6300원) 급락한 12만2800원에 마감했다. 안 위원장이 이날 새 정부에서 내각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공식 확인하면서다.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 차기 정부 초대 총리설은 물론 6·1 지방선거와 당권에도 당장 뜻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실망감이 매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안랩에서 2005년 대표이사직을 물러나며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뗐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분 18.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안랩은 최근 일각에서 안 위원장이 총리 후보로 지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날 10%대 급락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 가격(6만5000원)과 비교하면 90% 가까이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본질적인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급등세가 이어져 온 만큼 당분간 주가 변동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2. HDC현대산업개발 [294870]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2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끝내고 반등세를 보였다. 현산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95% 오른 1만57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장중 한때 15%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1만7550원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이내 상승폭을 대거 반납했다. 영업정지가 오히려 잠재적 악재 호소로 인식되며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이날 해당 사고와 관련해 원청사인 현산에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으로 8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현장 관리·감독을 위반하고 해체계획서와 다르게 시공해 구조물 붕괴 원인을 제공한 점이 처벌 사유로 적시됐다.

이에 따라 현산은 행정처분 기간인 8개월 동안 입찰 참가 등 건설사업자로서 행하는 영업활동이 금지된다. 그래도 행정처분 이전에 도급계약을 체결했거나 관계 법령에 따라 인허가받아 착공한 건설공사는 계속 시공할 수 있다. 만일 현산이 행정처분에 불복하고 소송으로 맞설 경우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사업 수주가 가능하다.

다만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분이 예고된 점은 부담 요소다. 국토부는 지난 28일 현산에 ‘법이 정한 가장 엄중한 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현행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는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이다. 국토부가 사실상 등록말소 처분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학동 건과 합할 경우, 최장 1년 8개월의 영업정지도 가능한 셈이다.

서울시는 이미 국토부의 처분 요청이 오면 6개월 안에 신속히 행정처분을 내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늦어도 오는 9월 안에 실제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주택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 차지하는 현산 사업구조상 1년 8개월간의 영업정지를 받게 되면 사실상 기업의 존폐 위기로 내몰릴 수도 있다.

3. 현대차 [005380]

현대차가 전날보다 2.55% 오른 18만1000원에 마감하며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그룹사인 기아도 2.65% 올랐으며 자동차 부품 업체인 현대위아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2.40%, 0.84% 상승 마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와 손잡고 친환경 연료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진 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5차 평화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대외적 악재가 일부 해소된 점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개장 전 현대차그룹은 아람코와 '초희박 연소 엔진'(Ultra Lean Burn Engine)과 차세대 연료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대차는 아람코, 킹압둘라과학기술대(KAUST)와 2년간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초희박 연소 엔진과 하이브리드 차량용 연료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또 29일(현지 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회담에서 진전된 결과가 나온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러시아 현지 공장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되고, 원자재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 측은 6차 협상 이후 기자회견에서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체제를 마련한다면 중립국 지위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러시아도 “건설적인 협상”이라고 평하며 군사 활동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