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만원짜리가 580만원에” 중고거래 뜬 문스와치

입력 2022-03-30 11:26 수정 2022-03-30 12:39
스와치가 명품 시계 브랜드 오메가와 협업해 만든 30만원대 '문스와치'.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6일 판매 시작과 동시에 완판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끈 30만원대 시계 ‘문스와치(MoonSwatch)’가 중고거래 시장에 최대 수백만원대 가격으로 등장했다.

스와치가 명품 시계 브랜드 오메가와 협업해 만든 문스와치는 발매 첫날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서울 스와치 명동점을 비롯, 스위스 제네바와 이탈리아 밀라노 등 각국에서 ‘오픈런’이 벌어졌다.

완판 행렬을 이어가는 문스와치 품귀 현상은 중고 거래 시장 과열로 이어지고 있다. 30일 현재 한 리셀(중고판매) 사이트에 올라온 문스와치 제품들에는 145만~290만원 가격표가 붙었다. 30만원대 제품에 100만원이 넘는 웃돈이 붙은 셈이다.

원가의 17배가 넘는 580만원을 제시한 판매자의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심지어 원가의 17배가 넘는 580만원에 판다는 매물까지 등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난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33만원에 사서 580만원에 판매 중인 시계’라는 글을 보면 문스와치 천왕성 모델의 희망 판매 가격으로 580만원이 제시됐다.

작성자는 자신이 판매하려는 모델에 대해 “인기가 많은 티파니 다이얼 컬러”라면서 “해외에서 600만원 가까이 올라오고 있는 매물이 있다. 롤렉스 등 유명 제품의 티파니 다이얼에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고 있는 지금 추후 얼마까지 웃돈이 붙을지 감히 짐작하기도 힘들다”며 구매를 유도했다.

해당 글을 캡처해 커뮤니티 유머 게시판에 올린 작성자는 “내 기준에서 저런 플라스틱 시계를 저 가격에 주고 살 이유를 모르겠어서 유머”라며 “명품 시장은 내 이해 영역을 벗어난 것 같다”고 썼다. 다른 누리꾼들도 이 글에 “호구 하나만 걸려라인가” “온라인에 물량 풀린다는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저 돈이면 진짜 오메가를 사겠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 문스와치는 한정품이 아니다. 스와치는 지난 27일 공식 SNS에 “전 세계 스와치와 오메가 팬들은 별이 떠 있을 때부터 매장 앞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는 등 극도의 헌신을 보였다”며 “고객님의 열정은 현재 당사의 제품 제공량을 넘어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소식은 문스와치 컬렉션이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다시 출시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또한 한정판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문스와치에 매료된 모든 사람은 곧 이 시계 중 하나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다시 매장에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문스와치는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 오메가의 상징적 제품인 ‘스피드마스터 문워치’를 스와치가 재해석해 내놓은 시계다. 태양계 행성의 이름을 딴 11개 컬렉션으로 구성됐다. 오메가의 문워치는 1969년 닐 암스트롱이 달 탐사 때 착용한 시계이기도 하며, 가격은 600만~900만원대다. 스와치가 만든 문스와치는 다이얼에 오메가 로고를 새기는 등 문워치의 특징적 디자인과 크기를 그대로 반영했다. 다만 소재나 재질은 문워치와 다르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