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대구의 성공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습니다.”
지난 8년간 대구를 이끌었던 권영진 대구시장이 30일 3선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권 시장은 이날 오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 시장은 “새롭게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와 함께 대구의 더 큰 발전과 성공을 이뤄야 하는 중요한 순간에 고민하고 또 고민한 결과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며 “3선 꿈과 소명을 잠시 생각해봤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새 정부는 새로운 사람이 대구를 이끌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대구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시장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8년 중 5년을 야당시장으로 지냈고 3년째 이어진 코로나가 모든 것을 멈춰 혁신으로 가는 앞길 가로 막았다”며 “극단적 진영대결 상황에서 야당시장으로 일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대구 코로나 조롱, 대구 봉쇄라는 모멸스러운 순간, 시장을 신천지로 모는 정치적 낙인, 가짜백신 사기사건 주역으로 내몰리는 상황 등 난관을 위대한 대구시민이 계셔서 잘 이겨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 대구시장의 대한 생각도 밝혔다. 권 시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대구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대구시장 누가 되는지가 대구 미래와 성공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며 “윤 당선인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대구 발전을 주도적을 이끌 능력과 자질 갖고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시장은 기자회견을 끝낸 후 기자들에게 “당분간 쉬면서 편찮으신 어머니를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최근까지도 3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음 대구시장 선거는 누가 윤 당선인의 깐부인지를 가리고 선택해야 한다”고 밝히며 자심이 적임자라는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
권 시장은 지난 29일 서울에서 열린 국민의힘 예산정책협의회에 다녀온 후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회의 때 윤 당선인 측, 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당 지도부 등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불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홍준표 의원,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이 대구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권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더 많은 후보가 난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대구시청을 방문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권 시장과 만나 시장 선거에 관해 이야기 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