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인사들이 김정숙 여사의 의전비 논란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극으로 몰고 간 ‘논두렁 시계 사건’에 빗대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여사를 둘러싼 ‘의전비 논란’과 관련해 “‘논두렁 시계’ 같은 가짜뉴스를 마구 퍼트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혹이 해소됐다고 평가하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렇다. 지금까지 대통령의 특활비 내역을 밝히지 않아 온 그런 관례를 알고 그러는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전날 오후 YTN 라디오에서 김 여사의 의상 관련 논란을 설명하며 ‘논두렁 시계 사건’을 소환했다. 그는 “(김 여사) 모친이 포목상을 해서 그런지 워낙 그런 것에 재주도 좋고 감각도 있다”며 “저는 옆에 있으면서 옷을 리폼하고 새로 만드는 걸 워낙 많이 봤다. 이런 (의혹) 기사들에 굉장히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사가 왜 하필 이때 나오는가 (생각하면), 노 전 대통령 때 권 여사 사건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며 “노 대통령 당시를 기억하는 국민 또한 많다는 점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여권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도 김 여사의 옷값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에서 “왜 이런 뉴스가 갑자기 폭주하느냐, 논두렁 시계 시즌2 간을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여사의 의상비 관련 논란은 시민단체 한국납세자연맹이 문재인 대통령의 특수활동비 내역과 김 여사의 옷·액세서리 등 품위 유지를 위한 의전비 정보공개를 청구하며 시작됐다. 서울행정법원이 청와대 특활비와 김 여사의 의전 비용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청와대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청와대는 해명 입장을 냈다. 김 여사의 행사 의상 마련에 특수활동비가 사용됐다는 건 사실무근이며, 모두 사비로 구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29일 “김 여사의 의상에 대해 특활비 사용 등 근거 없는 주장이 나왔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통령 비서실의 특활비가 국방, 외교, 안보 등의 사유로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는 것을 빌미로 무분별하게 사실과 다르게 확산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