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한 한국 청년 2명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들의 위치를 노출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거듭된 KBS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오히려 증폭되는 모습이다.
KBS는 지난 28일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했다고 주장하는 한국 청년 2명과의 화상 인터뷰를 공개했다. KBS는 보도 직전 앵커 멘트를 통해 “청년들이 제공한 사진의 GPS 위치값을 분석해 인터뷰 당시 이들이 우크라이나 르비우에 있는 걸 확인했다”며 그들의 소재지로 추정되는 지역을 지도 위에 표시해 자료화면으로 띄웠다.
해당 방송 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KBS가 경솔하게 의용군의 현 위치를 공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러시아군이 무차별적인 공습을 벌이고 있기에 자칫 이들의 위치를 자세히 설명하는 보도는 의용군들을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해당 정보가 자칫 러시아로 흘러들어가 해당 호텔에 대한 폭격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논란이 확산하자 KBS 측은 “앵커 멘트에 나온 참전자의 위치 표시는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린 그래픽으로 정확한 위치값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KBS가 나타낸 좌표는 리비우의 한 호텔이었다. 실제 방송 화면과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호텔 내부 사진을 대조한 결과 같은 곳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KBS는 다시 한번 추가 공지를 내고 “인터뷰는 지난주 진행됐다”며 “한국인 참전자들은 인터뷰 다음 날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설명했다.
누리꾼들은 “(해당 호텔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폭격을 당해 죽든 말든 상관없다는 것이냐. 무책임하다” “누가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위치를 공개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KBS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청년들은 “히어로 판타지물 그런 게 아니다. 팔다리가 날아가고 살점이 태워진다. 정말 비극 그 자체”라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참혹하다. 한국에서 더는 지원자가 없었으면 한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빨리 우크라이나에서 나가라”는 취재진 권유에 “전쟁이 끝나면 귀국하겠다”며 단호히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