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잠든 세살배기 딸, 흉기 살해한 20대 아빠

입력 2022-03-29 16:17
국민일보DB

코로나19 사태로 생활고를 겪다 세 살배기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2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2-1부(부장판사 왕정옥)는 29일 살인 혐의를 받는 A씨(29)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3년 및 보호관찰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15일 오후 4시쯤 경기 수원시 자택에서 잠자던 딸 B양(3)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는 범행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폐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고 목숨을 건졌다.

그는 지난 2020년 8월 아내와 이혼한 뒤 모친의 도움을 받으며 B양을 키워왔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다니던 회사의 월급이 줄어들면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녀의 삶이 불행할 것이라는 일방적인 판단으로 아무 잘못 없는 나이 어린 피해자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겨 살해했다”며 “3세에 불과한 피해자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바, 피해자가 입은 고통은 가늠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홀로 자녀를 양육하다가 생활고 등으로 판단력이 저하한 상태에서 범행한 점, 죄책감과 후회 속에 남은 생을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 법원에서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양형 조건이 변화된 점이 없다”며 “이런 사정과 여러 양형 요소 고려했을 때 원심 형은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