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세 혈당·지방간 ‘경고등’…정상체중에서 더 뚜렷

입력 2022-03-29 15:34 수정 2022-03-29 16:04
국민일보DB

당뇨 전(前)단계와 지방간을 앓는 10대들이 늘고 있다.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와 무관치 않다.

다만 10~12세는 과체중·비만인 경우보다 정상 체중을 가진 아이들에서 유병률 증가가 더욱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음료와 음식 등 과다한 지방 섭취와 복부 비만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연세대 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송경철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채현욱 교수팀은 최근 10년 사이 한국 소아청소년의 전당뇨병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Biomedicin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전당뇨병은 당뇨로 진행되기 전의 혈당 상승 상태로 심혈관질환, 대사증후군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내 5% 이상의 간세포에 중성지방이 생기는 것으로 간섬유화,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2009~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10~18세 남자 3347명, 여자 2980명 등 총 6327명을 대상으로 대사 이상 유병률을 분석했다.
전당뇨병은 혈당이 100㎎/㎗이상 126㎎/㎗ 미만인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B·C형 간염이 없으면서 간수치 ALT(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가 정상 범위 이상 상승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소아청소년 전당뇨병 유병률은 5.14%에서 10.46%로 배 이상,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8.17%에서 12.05%로 약 1.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당 연령대 비만 유병률은 6.55%에서 11.64%로, 복부 비만 유병률은 5.90%에서 10.51%로 상승했다.

특히 10~12세 어린 연령대에서도 전당뇨병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 증가 추세가 확인됐으며 과체중·비만인 경우보다 정상 체중을 가진 소아청소년에서 유병률 증가가 더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정상 체중과 과체중, 비만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를 기준으로 했다.

연구팀은 정상 체중 소아청소년의 대사 이상 증가 추세에 대해 지방 섭취 및 복부 비만 증가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함과 동시에 향후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전했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의 전당뇨병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도 밝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없는 경우 전당뇨병 유병률은 7.2%인 것에 비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경우 전당뇨병 유병률은 12.6%로 더 높게 나타났다. 전당뇨병이 없는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이 9.1%인 것에 비해 전당뇨병이 있는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은 15.6%로 더 높았다.

송경철, 채현욱 교수는 29일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전당뇨병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두 질환은 서로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각 가정과 공공보건에서 소아청소년의 심혈관질환 및 만성질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