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장애인단체 만나 “이준석 대신 사과”

입력 2022-03-29 14:08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간담회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만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발언으로 상처받은 장애인들에게 같은 정치인으로서 대신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장연과의 간담회에서 “헌법이 정한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지 못한 정부와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오히려 차별받는 장애인에게 뒤집어씌운 것”이라며 공식 사과했다.

그는 “곧 집권당이 될 국민의힘 대표가 장애인 시위를 두고 서울시민을 볼모로 잡는 시위라고 한다”며 “이건 장애인 차별이라는 본질을 외면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차별과 이동권 문제는 정치인이 할 일을 안 해서 발생한 문제다. 해결할 생각을 안 하고 시민과 장애인이 싸우도록 하는 건 정말 잘못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정치는 억울하고 차별받는 사람이 없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정치가 책임져야 할 문제를 장애인에게 떠넘기는 행위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동권은 당연히 누려야 할 헌법상 권리”라며 “이동권만 해결된다고 차별이 해소되는 게 아니다. 교육에서도 차별받지 않아야 하고, 시설보다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어야 하고, 비장애인과 동일한 생활을 할 수 있게 지원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참석한 척수장애인인 최혜영 의원도 이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곧 집권여당이 될 공당의 대표가 장애인 단체의 이동권 보장 요구에 인질, 볼모, 부조리라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정치권이 장애인을 볼모로 이용하는 게 아닌가”라며 “갈등과 혐오를 조장하고 기본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틀어막는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할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때 장애인 당사자 중심 정책 서비스 체계 구축 등을 공약했다”며 “대선에선 패배했지만 국민께 약속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 법률안이 제출된 것들은 법안소위가 속히 열릴 수 있도록 국민의힘, 해당 상임위와도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동안 논의돼온 문제들은 속도를 내서 전반기 국회에서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