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가 자국 전자상거래 기업 ZKH의 미국 뉴욕 증권시장 상장을 사실상 허가했다. 중국 기업의 뉴욕증시 상장이 9개월여 만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9일 “증감위가 미국에 상장된 자국 기업들과 온라인 미팅에서 ZHK의 뉴욕증시 기업공개(IPO)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이 순조로운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ZKH가 뉴욕증시에 상장되면 지난해 6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IPO를 진행한 디디추싱(디디 글로벌) 이후 첫 사례가 된다. 디디추싱은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 공유 플랫폼으로, 중국 정부의 ‘민감 정보 유출 우려’ 경고에도 미국으로 진출해 44억 달러를 조달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압박을 받은 디디추싱은 지난해 12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를 결정하고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추진을 계획했다. 아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디디추싱의 미국 예탁증권(ADR)은 이날 7.34% 급락한 3.03달러에 장을 마쳤다.
디디추싱을 위시한 중국 기업은 최근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중국의 강한 규제 탓이다. 알리바바를 포함한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자국 정부의 규제, 외국인 투자 제한, 민감 정보 유출 차단 압박 등의 이유로 하락을 계속해왔다.
ZKH의 미국 상장은 중국 정부 규제 악재를 끊어내는 신호로도 읽힌다. ZKH는 1988년 중국 상하이에서 설립돼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후원을 받아온 공업 제품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3억~5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