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인 중 한국계 가장 불행…40%만 “삶에 만족”

입력 2022-03-29 12:51 수정 2022-03-29 12:52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노인. 신화연합뉴스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노인들의 삶의 만족도가 최하위로 나타났다. 아시아계 노인들의 만족도는 타 인종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28일(현지시간) 미 NBC는 미 가정의학회(ABFM) 학술지에 게재된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UCLA) 연구팀의 ‘아시아계 미국 노인의 삶 만족도’ 연구 결과 한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 노인의 삶의 만족도는 다른 인종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계 노인들은 40%가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고 답해 가장 불행한 집단으로 꼽혔다. 이는 베트남(47%) 중국(48%) 필리핀(77%)을 밑도는 수준이다. 한국계 응답자 중 사회·정서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0%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계의 57%, 필리핀계 59%, 베트남계의 65%는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인종 집단으로 분류했을 때 아시아계 노인은 타 인종 대비 삶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삶에 만족감을 표한 아시아계 노인은 54%였다. 다른 인종의 평균 만족도 80%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사회·정서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아시아계 미국인도 전체의 56%에 그쳤다. 다른 인종의 경우 이 수치 역시 80%에 육박했다. 연구진은 소득 수준, 가구 규모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관한 리티 심카다 UCLA 보건정책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계 노인들이 다른 인종보다 더 잘 살고 있다는 것은 잘못된 통념”이라며 “이번 조사에서 그들이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것보다 잘 지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미 아시아·태평양 정신건강협회 이사인 아이다는 “일반적으로 정신건강 관리의 필요성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면서 “우리의 의료 인프라는 아시아 공동체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에서 주 단위로 실시되는 가장 큰 보건 조사인 2018년도 캘리포니아 보건 조사 자료에 기초해 한국·중국·필리핀·베트남계 등을 포함한 65세 이상 노인 8200명의 표본을 추출해 진행됐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