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미감염자의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국내 감염병 전문가가 “남편은 코로나 확진, 부인은 무확진이라면 이들의 부부관계는 정상인가”라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의 발언은 외신에 보도돼 국내외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마상혁 경남의사회 감염대책위원장(전 대한백신협회 부회장)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이제는 코로나 감염이 안 된 사람을 천연기념물 수준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현재 대한민국에서 성인 중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대인관계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페이스북을 보면 “가족 중에 환자가 발생한 경우 본인은 감염 안 됐다고 하는 경우는 가족이 아닌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거나 “진정한 친구는 식사 같이하고 술 한잔하면서 코로나 같이 걸리는 친구? 아닌가요?” “부부 동시 확진자들은 애정이 넘치는 분들이다. 부러워해야 한다”는 글도 작성돼 있다.
코로나 감염 여부와 대인관계를 연결한 그의 발언은 여론의 뭇매로 이어졌다. 이에 마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얼마나 코로나 확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인지를 강조한 것”이라며 발언의 취지를 해명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그만큼 코로나바이러스 전파가 강해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쉽게 전파된다는 뜻을 담은 우회적인 표현이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논란이 불거진 후 마 위원장은 일부 글을 삭제했다. 다만 “남편이 코로나에 걸리고 아내도 감염되면 ‘우리는 진정한 부부’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은가” “이제는 코로나 감염이 안 된 사람들을 천연기념물 수준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진정한 친구는 식사나 술 한잔하면서 코로나 같이 걸리는 친구? 아닌가”라는 글은 아직 남아 있다.
그의 발언은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디펜던트 등의 외신을 통해서도 조명됐다. 인디펜던트는 28일(현지시간) “한국의 한 의사가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은 친구가 없다고 발언한 뒤 반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스카이뉴스 역시 마 위원장이 온라인에서 촉발된 비판 여론에 직면한 상황을 설명하며 “(논란 이후 마 위원장은) ‘비유적인 것’이었다며,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고 후술했다.
이에 대해 마 위원장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논란이 되는 포스팅을 잘 읽고 해석해보면 그만큼 환자가 많아서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영국에 사는 사람이 이런 것에 토를 왜 달아야 하는지도 이해가 안 되고 이런 논란이 우리나라 국민에게 뭐가 도움이 되는지도 이해가 안 된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