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출근길 시위’ 겨냥 “잘못된 선례 남기면 안 돼”

입력 2022-03-29 06:44 수정 2022-03-29 09:5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또다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겨냥해 “윤석열정부에서는 불법시위를 해야 의견이 관철된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기면 안 된다”며 날을 세웠다.

아울러 그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슈보다 더 타격인 것이 없다’고 발언한 취지에 대해 “적극 대응을 주문하는 것과 반대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밤늦게 페이스북에서 “인수위는 이미 지난 24일 (경찰 업무) 보고에서 불법시위에 대해 엄정대응을 촉구했다”며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 입장을 고수했다.

이 대표는 이날 낮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전장연을 두고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시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5일부터 나흘 연속 페이스북과 공개 석상에서 전장연의 시위를 두고 “타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이어 맹공을 퍼부은 것이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3호선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운동을 앞두고 무릎을 꿇은 채 발언을 하고 있다. 전장연은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등을 요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운동을 24차례 벌여왔다. 이한결 기자

같은 날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현장을 찾아 무릎을 꿇고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공감하지 못하고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불편을 겪는 시민들에게도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일 때문에 불편을 겪게 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 대표는 당 내부에서 6·1 지방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자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슈보다 더 타격인 것이 없다”고 발언한 배경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이 대표는 다른 게시물에서 “용산 집무실 이전 관련해서 적극 대응을 주문하는 것은 용산 집무실 이전 반대와 다르다”며 “용산 집무실 이전을 당에서 적극 지원한다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고 인수위와 당은 여기에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자칫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력 공약인 ‘용산 집무실 이전’에 반대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