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주말 김부겸 국무총리와 비공개 회동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청와대 만찬 회동 성사에 평소 윤 당선인과 친분이 있는 김 총리가 숨은 가교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람이 만난 시점은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이날 만남 일정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지난 26일이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측은 27일 회동 일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그제 밤 모처에서 김 총리를 만나 대화했다”며 “김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신속한 회동을 권했다고 들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청와대 회동을 위한 실무 협의가 교착에 빠져 갑갑해하던 차에 이런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는 건 좋지 않다는 얘기를 주고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1일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만나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했던 김 총리는 이후 여러 경로로 윤 당선인과의 만남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60년생인 윤 당선인은 사석에서 1958년생인 김 총리를 ‘형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2014년 대구고검으로 사실상 ‘좌천’당했을 당시 김 총리는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하며 대구에서 가깝게 지낸 인연도 있다.
지난 26일 회동 역시 두 사람과 가까운 지인이 동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김 총리는 윤 당선인에게 문 대통령과의 회동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회동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