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꼭 성공하길, 경험 활용해달라”…尹 “잘된 정책 계승”

입력 2022-03-28 22:49 수정 2022-03-28 23:14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 만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대선 후 19일만에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28일 만찬 회동은 가장 늦게 이뤄진 만큼 가장 길게 이뤄졌다. 오후 5시 59분에 만나 오후 8시50분까지 171분에 걸친 이날 회동에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흉금없이 과거의 인연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은 전했다.

장 비서실장은 이날 만찬회동이 끝난 뒤 통의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가진 결과 브리핑에서 “먼저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에게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의례적인 축하가 아니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면서 “정당 간 경쟁을 할 수는 있어도 대통령 간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다’는 덕담을 건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저의 경험을 많이 활용해달라. 돕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에 대해 “감사하다. 국정은 축척의 산물이다. 잘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은 개선해나가겠다”고 답했다고 장 실장은 전했다.

이날 만찬은 반주 한 두잔을 곁들이며 이뤄졌으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의 독대 회동은 없이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 실장이 내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만찬을 마친 뒤 헤어지면서 윤 당선인에게 넥타이를 선물했다. 그러면서 “꼭 성공하시길 빈다. 제가 도울 것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달라”고 말했고, 이에 윤 당선인은 “건강하시길 빈다”고 말했다고 장 실장은 전했다.

장 실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역대 최장시간에 걸쳐 이뤄진 것과 관련해 “왜 길어질까 생각할 정도로 두분이 의견 다름없이 국민의 걱정을 덜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씀나눈 걸로 기억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언론에서나 국민이 느끼시는 갈등이나 이런 것을 전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굉장히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대화를 나누셨다”며 훈훈했던 회동분위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키우는 반려견 이름이 ‘토리’라는 점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장 실장은 ‘과거 인연과 관련 조국 전 법무장관 언급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안했다”면서 “과거 인연에 대해 얘기하면서 어떤 의견의 차이나 아쉬움에 대한 것은 느끼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58분쯤 집무실이 위치한 여민1관 앞에 먼저 도착해 1분 뒤 도착한 윤 당선인을 맞이했다.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을 만나 “이쪽 어디에서 대통령님 모시고 회의한 기억이 난다”고 인사한 뒤 녹지원을 가로질러 상춘재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녹지원을 걸어가면서 “여기가 우리(청와대) 최고의 정원이고 이쪽 너머가 헬기장”이라며 청와대 곳곳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상춘재 앞에서는 매화꽃과 현판을 가리키며 “항상 봄과 같이 아마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에 “아름답다”고 화답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