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집무실 이전 협조” 尹당선인 “잘된 정책 계승”

입력 2022-03-28 22:52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첫 만찬 회동에서 각각 ‘집무실 이전 계획 협조’와 ‘잘된 정책 계승’을 약속했다.

회동 성사 전까지 신구 권력 간 갈등 양상을 빚었던 것과는 달리 회동에서는 양측 모두 협력 의사를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2시간51분간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로 옮기는 문제에 대해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의 몫”이라며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전했다.

윤 당선인은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라며 “잘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에 대해서는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만찬 회동은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에 성사됐다.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 중 가장 늦게 이뤄진 회동이다.

하지만 가장 긴 시간 동안 회동하면서 그간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 인사권 등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는 데 물꼬를 텄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찬에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 실장이 배석했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독대하는 시간은 없었다고 한다.

만찬 종료 후 회동 결과를 설명한 장 실장은 집무실 이전 문제에 대해 “실무적으로 시기나 이전 내용을 서로 공유해서 대통령께서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제가 이해했다”며 “실무적인 (이전) 예산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장 실장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에게 “문민정권부터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했는데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못하지 않았느냐”며 “이번 만큼은 꼭 좀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문제에 관해서는 “참 숨가쁘게 달려왔는데 마지막 남은 임기 동안 코로나 문제를 잘 관리해서 정권을 이양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도발 등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장 실장은 “국가의 안보 관련된 문제를 정권 인수 과정에서 누수가 없도록 서로 최선을 다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사권 문제, 추가경정예산안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 실장이 실무 라인에서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장 실장은 “추경 필요성에 대해서는 두 분께서 공감하셨고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실무적으로 (논의)하자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문동성 강보현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