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회동’은 2시간51분간 진행됐다. 이는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 가운데 최장 기록이다. 이날 만남은 대선 이후 19일 만에 이뤄져 역대 가장 늦은 ‘지각 회동’이었지만, 회동 시간으로는 가장 긴 만남으로 기록됐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오후 5시59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반주를 겸한 만찬을 가진 뒤 오후 8시50분에 헤어졌다.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이 상춘재에서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윤 당선인을 예우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9일 만인 2012년 12월 28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당선인을 처음 만났다. 양측은 오후 3시부터 50분간 청와대 백악실에서 차담회 형식의 회동을 가졌다. 박 당선인은 이듬해 2월 12일 다시 청와대 백악실을 찾아 이 대통령을 한 차례 더 만났다.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긴급 회동이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대선 9일 만인 2007년 12월 28일 이명박 당선인과 첫 회동을 했다. 두 사람은 청와대 백악실에서 만났고, 회동은 130분간 만찬과 함께 진행됐다. 양측은 노 대통령 퇴임 1주일 전인 2008년 2월 18일 청와대 관저에서 두 번째 회동을 가졌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당선인의 회동은 정권계승 구도 속에서 이뤄졌다. 두 사람은 대선 나흘 만인 2002년 12월 23일 처음 만났다. 김 대통령과 노 당선인은 청와대 백악실에서 약 90분 동안 배석자 없이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후 양측은 2003년 1월 3일 청와대 관저에서 부부 동반 비공개 만찬도 했다.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뤄진 후였던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인은 대선 이틀 만인 1997년 12월 20일 청와대 백악실에서 첫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65분간 진행된 비공개 오찬 회동 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복권 등 6개 합의 사항을 전격 발표했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인은 이후에도 7차례나 회동을 더 가져 역대 최다 기록을 남겼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