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입 두 달 만에 우세종된 BA.2… 유행 꼬리 길어질 우려

입력 2022-03-28 18:38
27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 변이가 ‘원조 오미크론’ BA.1을 제치고 국내 유행을 주도하게 됐다. BA.1보다 최대 1.5배 높은 전파력을 바탕으로 확진자 감소세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난 주 기준 스텔스 오미크론이 56.3%의 국내 검출률로 우세종이 됐다”고 밝혔다. 이는 1월 4주차 처음으로 국내 감염 사례 6명이 확인된 뒤 두 달 만이다.

BA.2 변이는 BA.1과 함께 오미크론 변이로 분류되지만, 전파력 면에선 1.3~1.5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행 확진자의 증상 발현 이후 다음 확진자의 증상 발현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 세대기도 더 짧다. 최근 스웨덴 연구진은 BA.2 확진자에게서 BA.1 확진자 대비 두 배에 가까운 바이러스 리보핵산(RNA)이 관측됐다며 이를 높은 전파력의 원인으로 추정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BA.2의 우세종화로 인해 유행 감소세가 느려질 수 있다고 본다. BA.1과 BA.2 유행 사이에 소강기가 존재한 영국 등 해외 사례와 달리 한국은 두 오미크론 하위 계통이 비슷한 시기 유행했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독일, 오스트리아처럼 정점으로부터 2~3주 있다가 반등하는 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BA.2의 영향을 계속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면역 회피 관련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정 청장은 “백신이나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효과)에 대해선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재감염 추정 사례는 델타가 우세종이었던 지난해 7~12월 33.6명이었다. 이후 오미크론이 우세종화한 올해 1월 이후엔 다시 1.8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일각에선 접촉자 조사·격리가 대폭 완화된 뒤로 ‘숨은 확진자’가 늘어난 만큼 재감염 집계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증도 면에선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추가 연구 필요성은 제기된다. 국제 의학지 란셋(Lancet)에 사전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홍콩에선 지난달 5~28일 BA.2에 걸려 입원한 0~11세 아동 1147명 중 4명(0.35%)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독감으로 입원한 소아 환자보다 사망 확률이 7배 더 높은 것이었다. 일본에선 코로나19에 면역이 없는 햄스터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BA.2 중증화율이 더 높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입원률 등 국내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경모 조효석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