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서 국내 제약사의 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화이자 ‘팍스로비드’, 머크앤드컴퍼니(MSD) ‘라게브리오’ 등 다국적제약사의 경구용 치료제가 도입되고 있어서다. 임상 계획을 중단하는 제약사도 나온다. 다만 계속 개발에 뛰어들거나 계획을 수정하는 수준에서 대응하는 업체들도 있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은 19건이다. 11건은 신약 시험이고 8건은 다른 효과로 허가받은 의약품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약물 재창출 시험이다.
이 가운데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최근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자진 취하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달 코로나19 중등증 및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 물질 ‘아이발티노스타트’를 투여하는 임상시험 계획을 식약처에 제출했으나, 비임상시험 자료 보완요청을 받은 후 취하키로 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18일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대상 임상 2·3상 시험을 중단하고, 중증 치료 임상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중증화 비율이 급감하면서 경증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대웅제약은 ‘카모스타트’ 성분을 코로나19 감염 예방,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치료, 중증 코로나19 환자 치료 등의 3가지 목적으로 나눠 개발할 예정이었다. 앞서 예방 목적으로 진행하던 임상을 중단한 데 이어 경증 및 중등증 치료제 임상도 추진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임상 설계를 조금씩 수정하면서 개발을 이어가는 업체도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신약 후보 ‘GLS-1027’의 해외 피험자 규모를 늘리고, 국내 피험자 규모를 줄여 총인원을 유지하면서 임상 2상 시험을 지속할 방침이다. 종근당은 만성 췌장염약 성분 ‘나파모스타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에서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일동제약은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개발 중인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2·3상 시험에 집중하겠다고 공개했다. 대원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제넥신도 끝까지 개발을 완수할 방침이다. 현대바이오는 이달 중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가능하도록 환자수를 늘리고 2a·b상 통합으로 임상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생각이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