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경기지사 후보를 노리는 이들의 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가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홈그라운드인 만큼 초반부터 도전자들 사이에 ‘이재명 프리미엄’ 쟁탈전이 치열한 모습이다.
5선의 조정식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의 가치와 철학, 성과와 업적을 계승해 경기도를 ‘정치 1번지, 경제 1번지’로 만들겠다”며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조정식은 이재명과 함께했고 이재명을 지켜온 이재명의 찐(진짜) 동지”라며 이 전 지사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 전 지사가 2018년 경기지사에 당선됐을 때 인수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았고, 이번 대선에서는 당내 경선 때부터 이 전 지사 캠프 조직을 관리했다.
조 의원은 “경기지사 후보가 돼 의원직을 사퇴하게 되면 (지방선거와) 동시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며 “이 전 지사가 제 지역구(경기 시흥을)에 출마하면 수도권 쌍끌이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 전 지사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넘겨주고 함께 선거를 치르고 싶다는 뜻이다.
다른 출마 예정자들도 자신이 이 전 지사의 ‘동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안민석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이 전 지사가 해 왔던 업적들을 계승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이재명의 오랜 친구 안민석이 이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도 지난 21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재명의 길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경기지사 후보군이 너도나도 이 전 지사를 언급하는 것은 경기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이재명 프리미엄’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이 전 지사는 이번 대선 경기도에서 50.9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출마 예정자들 간의 견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안 의원은 조 의원을 가리켜 “착한 선비형 리더십을 가진 분”이라면서 “경기도민은 순한 토끼보다는 강한 호랑이를 찾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의원은 “일을 하는 데 있어 반듯하고 선비 같은 면도 있지만 실제 제가 결심하고 일할 때는 강단 있고 과감하게 해 왔다”고 받아쳤다.
이번 지방선거 출마가 유력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최종 결심을 굳히게 되면 당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김 대표는 서울시장보다는 경기지사 출마 쪽으로 상당히 기울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김 대표에게 합당을 공식 제안하며 김 대표를 지방선거 무대에 올리기 위한 사전작업을 시작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새로운물결에 양당의 통합 논의를 개시할 것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양당의 합당 논의가 진행되면서 김 대표의 지방선거 출마 관련 논의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일각에선 새로운물결과의 합당이 김 대표를 전략공천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현수 오주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