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전장연 지하철 시위 현장 찾아 의견 경청할 것”

입력 2022-03-28 16:52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시민단체가 28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3호선에서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위해 지하철에 탑승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한결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시위 현장을 찾고 요구사항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전장연의 지하철역 점거 시위를 비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위가 전장연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임이자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는 28일 브리핑에서 “김도식 인수위원이 전장연과 소통하고 있다. 내일(29일) 지하철역으로 찾아뵙고 정중하게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임 간사는 또 “정책 관련 예산을 어떻게 반영해서 권리를 찾아줄 것인지에 대해 경청하고 요구하는 사안들을 잘 정리해 정책으로 녹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전장연은) 당연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지난해 말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등을 요구하면서 25차례 출근길 시위를 벌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지하철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이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출퇴근길 서울 지하철에서 벌이는 시위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전장연 지하철 시위 현장을 찾아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었다. 김 의원은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피아니스트다.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날 국회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는 일부 최고위원들이 이 대표의 전장연 비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연을 상대로 한 비판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 대표는 “당 차원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하는 이슈 파이팅”이라고 주장했고 정미경 최고위원은 “왜 하필 장애인 단체를 상대로 이슈 파이팅을 하느냐”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은 약자와의 동행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며 전장연 관련 발언을 자제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