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감염 하루 6000명대, 상하이도 결국 도시 봉쇄

입력 2022-03-28 16:20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에서 28일 보호복을 입은 경찰이 푸둥신구로 통하는 터널 통행을 막고 있다. 상하이시는 황푸강을 중심으로 도시를 동서로 나눠 이날부터 순환식 봉쇄에 들어갔다.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가 다음 달 5일까지 도시를 순차적으로 봉쇄하고 2490만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다. 상하이시는 그동안 중국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부분 봉쇄하는 ‘정밀 방역’을 시행했다. 그러나 하루 감염자가 3000명 넘게 나오자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상하이시는 28일 오전부터 황푸강 동쪽 푸둥 지역을 봉쇄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나흘 간의 봉쇄가 끝나면 다음 달 1일부터는 황푸강 서쪽 푸시 지역이 똑같은 방식으로 봉쇄돼 검사에 들어간다. 상하이를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르는 황푸강을 중심으로 도시를 동서로 나눠 순환 봉쇄하는 것이다. 봉쇄 기간 주민들은 집 안에만 머물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중교통 운행은 중단되고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기업은 재택 근무를 할 예정이다.

상하이시는 전날 밤 SNS 계정을 통해 도시 봉쇄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놀란 시민들이 음식과 생필품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으로 몰려가면서 혼란이 벌어졌다. SNS에는 텅텅 비어 있는 진열대 사진이 올라왔다.

상하이시는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후베이성 우한, 산시성 시안 등이 도시 전체를 봉쇄했던 것과 달리 확진자가 발생한 주거 단지만 봉쇄했다. 봉쇄 범위를 최소화해 경제 활동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는 상하이식 방역으로 주목 받았다. 봉쇄 발표 하루 전날까지만 해도 상하이 코로나19 방역영도소조 전문가 위원인 우판 푸단대 상하이의학원 부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상하이는 상하이 시민의 도시일뿐 아니라 중국과 세계 경제의 중요한 주역”이라며 “만약 상하이가 멈추면 동중국해에 떠다니는 국제 화물선이 멈춰서고 국가 경제와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상하이에서 25, 26일 이틀 연속 2000명 넘는 신규 감염자가 나오고 27일에는 3500명으로 폭증하자 결국 도시 봉쇄를 선택했다. 27일 하루 동안 중국 전역에서 6215명이 새로 감염됐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상하이에서 나왔다.

상하이 봉쇄에 따른 여파도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에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한때 지난주 종가보다 4.7% 떨어진 배럴 당 108.56달러에 거래됐다. 상하이 증시는 정상 개장했지만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4% 하락한 채 출발했다. 전기차 생산 업체인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상하이 공장에서 48만4000여대를 생산해 중국 시장에 출고하고 유럽 등으로 수출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