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암각화, 수문 3개 설치로 훼손 막는다

입력 2022-03-28 13:43

반구대 암각화 훼손 문제 해결방안으로 사연댐에 수문 3개를 설치해야 한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

울산시는 ‘사연댐 수문 설치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사연댐 여수로 47m 지점에 폭 15m, 높이 7.3m의 수문 3개를 설치하는 안이 최종 제시됐다고 28일 밝혔다.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 상류에 있어 많은 비만 내리면 물에 잠겨 훼손되고 있다. 3개의 수문을 설치하면 현재 60m인 사연댐 여수로 수위가 52.2m로 낮아져 53m 높이에 위치한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를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중호우 등으로 물 유입량이 늘어 댐이 만수위 이상으로 높아질 때는 수문을 개방해 암각화 침수 예방이 가능하다.

최근 3년간 반구대 암각화의 연평균 침수기간은 69일이다. 이 방안을 실행하면 반구대 암각화의 연평균 침수시간은 1시간 이내로 단축 된다.

200년 빈도로 발생하는 극심한 홍수에도 완전 침수를 피할 수 있고, 침수시간은 최대 18시간인 것으로 분석됐다.

수문 설치는 올해 하반기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가 2023년 착공해 2025년 준공할 예정이다. 공사비는 약 576억원, 댐 안전성 사업과 함께 시행할 경우 796억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3개의 수문이 설치되면 사연댐의 용수 공급이 감소하게 된다. 예상 용수 공급량은 하루 13만1000㎥로, 계획량 18만㎥와 비교하면 4만9000㎥가 줄어들게 된다.

또 200년 만의 홍수 등으로 수문을 통해 일시적으로 방류량이 늘어날 경우, 태화강 하류의 수위가 약 2㎝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지난해 6월 낙동강통합물관리위원회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경북 청도 운문댐에서 물을 끌어오는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낙동강 안전한 먹는 물 공급 사업은 대구와 경북 구미의 합의 지연으로 실행화 시기를 예상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초 계획은 구미시가 취수원 다변화 협정문을 국무조정실에 전달해 이달 말 최종 합의할 예정이었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물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대구시와 구미시의 합의가 불발될 경우 사연댐에 수위를 조절 대가로 받기로 한 운문댐 용수 공급 역시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울산 맑은 물 공급 모두 주요과제로 동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정부도 큰 관심과 지원을 쏟고 있는 만큼 중앙부처와 잘 협력해 시민이 기대하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