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이면 클래식 애호가를 설레게 만드는 국내 대표 음악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2022 교향악축제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다.
교향악축제는 예술의전당이 1989년 음악당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첫선을 보인 후 국내 교향악단들의 최대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4월 2~24일 개최되는 올해 34회를 맞으며, 전국 20개 교향악단이 참여한다. ‘하모니’라는 부제 아래 고전과 창작, 교향악단과 솔로, 전통과 실험, 신예와 중견, 과거와 오늘이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으로 꾸며진다.
올해 축제에선 코로나19에 따른 무대 위 거리두기로 한동안 연주되지 못했던 대편성 작품이 대거 연주된다. 특히 탄생 150주년인 알렉산드르 스크리아빈(1872~1915)과 레이프 본 윌리엄스(1872~1957) 그리고 탄생 200주년인 세자르 프랑크(1822~1890)의 작품이 집중적으로 배치됐다. 또한, 좀처럼 연주되지 않는 바실리 칼리니코프와 아론 코플란드의 교향곡이나 존 케이지의 대표작 ‘4분 33초’도 흥미를 끈다. 예술의전당이 교향악축제 역사상 처음으로 시행한 ‘창작곡 공모’를 통해 위촉한 오종성과 최병돈의 작품 그리고 세계적 명성의 작곡가 진은숙의 ‘수비토 콘 포르차’에도 음악애호가들의 반응이 뜨겁다.
장윤성이 지휘하는 부천필이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서진이 지휘하는 과천시향이 대미를 장식한다. 최근 새로 임명된 지휘자 유광과 청주시향, 정주영과 원주시향, 김건과 창원시향, 정헌과 목포시향이 보여줄 시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협연자로는 지난해 국제 콩쿠르 우승과 함께 신성으로 떠오른 피아니스트 박재홍 김수연 김도현 이혁과 첼리스트 한재민 등이 눈길을 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모든 공연이 예술의전당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되며 같은 시간대에 KBS 클래식FM에서도 중계된다. 또한, 예술의전당 분수 광장에 있는 400인치 LED 대형 모니터로도 실시간 감상이 가능하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지난 2006년 한국도 세계적인 음악축제를 가지기를 바랐던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등의 제안을 서울시가 받아들이면서 출범했다. 이후 ‘실내악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실내악이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7회째인 올해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4월 22일~5월 4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윤보선 고택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13일간 이어지는 총 12회의 공연을 위해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58인의 연주자들이 무대에 선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첼리시모!(Cellissimo!)’. 첼로의 ‘Cello’와 강조를 뜻하는 접미어 ‘-ssimo’를 결합한 단어로 실내악 음악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악기인 첼로를 집중 조명한다. 즉 모든 프로그램에 첼로가 포함되며, 지난해에 비해 첼로가 주도적 역할을 하는 작품들이 다수 배치됐다. 특히 5월 1일 가족음악회는 총 5인의 첼리스트가 출연해 첼로만으로 이뤄진 앙상블을 선보인다
‘첼로의 해’에 주목받을 첼리스트 9인은 강승민 김민지 박진영 심준호 이강호 이상은 이정란 조영창 주연선이다. 이상은은 올해가 첫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무대다. 그리고 피아니스트 김다솔,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빗 맥캐롤과 조가현, 비올리스트 심효비도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다. 유일한 성악가로 바리톤 이응광이 무대에 오른다.
또 프랑스 출신의 관악 3인방 로망 귀요, 에르베 줄랭, 올리비에 두아즈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만에 한국에 온다. 이외에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피아니스트 문지영, 비올리스트 이한나, 노부스 콰르텟, 레이어스 클래식, 신박듀오, 트리오 크레도도 참여한다.
특히 이번 축제는 부대행사인 ‘프린지 페스티벌’ 출연자를 동영상 오디션 공모로 처음 선발한다. 프린지 페스티벌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사전 행사로 박물관, 미술관 등은 물론 인사동, 남산 타워 등 서울이 자랑하는 랜드마크 곳곳에서 진행된다.
강동석 예술감독은 “이전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메인 주제로 선택했었다. 올해는 드디어 첼로에 집중하려 한다”면서 “첼리스트는 다른 악기 연주자에 비해 약간은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바로 훌륭한 팀 플레이어라는 점이다. 전 세계에 첼로 페스티벌과 첼로 모임들이 많은 이유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