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인구 대국, 나야 나”… 중국·인도 논쟁 가열

입력 2022-03-27 14:10 수정 2022-03-27 14:41
중국 광동성 선전시 주민들이 지난 13일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과 인도 누리꾼 사이에서 세계 최다 인구 보유국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SNS를 중심으로 인도 인구수가 중국을 넘어섰다는 지표가 확산하면서다. 세계 1위 인구 대국 타이틀을 둘러싼 논쟁이 중국과 인도 간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인도 SNS에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다 인구 보유국이 됐다는 글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국 인구수가 올해 들어 14억1500만명을 기록했다는 게 내용의 골자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월 발표한 중국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14억1260만명이다. 중국 정부가 10년에 한 번 하는 전국 인구 조사(제7차 센서스)를 토대로 도출한 결과다. 인도 SNS에 퍼진 자료가 사실이라면 인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국가가 된 것이다.

다만 인도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과 달리 지난해 인구 센서스를 진행하지 못했다. 중국 누리꾼을 중심으로 자료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이유도 그래서다.

세계 1·2위 인구 보유국인 중국과 인도는 1950년대부터 국토면적, 개발목표 등에서도 비교가 돼 왔다. 2019년 유엔 보고서에서는 인도의 인구수가 2027년쯤 중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는 인도가 2024년 중국 인구를 추월할 것이라고 본 2017년 보고서 전망보다는 늦춰진 것이지만, 인구 상황이 수년 안에 역전될 것이라는 기존 예측은 유지된 것이다.

중국은 인구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출생률만 놓고 보면 감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국의 지난해 출생 인구는 1062만명이다. 1961년 이래 가장 적은 수치로, 출생률(인구 1000명 당 태어나는 출생아 수)은 0.752%로 (1000명당 7.52명)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인도 역시 인구수가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조사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인도 국가가정보건조사(NFHS) 2019∼2021년 조사에 따르면 인도의 합계출산율은 처음으로 2.0을 기록했다. 인구가 지금의 인구 수준을 유지하려면 2.1이 충족돼야 하지만, 이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인구는 차츰 감소할 것이라는 얘기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를 뜻한다. 인도의 합계출산율은 5년 전 2015∼2016 조사에서는 2.2를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 인구수가 국가발전의 성장축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칸티 바지파이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인구의 질은 교육과 건강, 생산성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인도 인구는 중국보다 젊지만 인구의 질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인구배당효과로 악몽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구배당효과는 총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져 부양률이 감소하고 경제성장이 촉진되는 효과를 뜻한다.

싱가포르 투자은행 UOB의 수앤 테크 킨 연구원은 “인구 규모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인구로 무엇을 하느냐”라며 “자동화와 더 나은 삶의 질이 경제 시스템에 대한 인구학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