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2000원대’ 고공행진 韓 기름값…세계 평균보다 26% ↑

입력 2022-03-27 07:40 수정 2022-03-27 08:44
지난 1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게시된 모습.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2000원에 육박했다. 이는 세계 평균보다 약 2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유가정보 웹사이트 ‘글로벌 페트롤 프라이시스’에 따르면 전 세계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21일 기준 ℓ당 1.33달러에 달했다. 한국의 휘발유 가격은 이보다 25.9% 높은 1.68달러(1994.39원)였다.

휘발유 가격은 나라마다 차이가 매우 큰데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리비아(이상 0.03달러), 이란(0.05달러) 등은 ℓ당 0.1달러(약 120원)도 안 되는 반면 가장 비싼 홍콩은 2.88달러에 달하는 식이다. 네덜란드(2.58달러), 노르웨이(2.50달러), 이탈리아(2.31달러), 독일(2.30달러) 등도 기름값이 비싼 국가다. 유럽 국가들의 휘발유 가격은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다.

세계 3위 산유국이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주체인 러시아의 유가는 0.48달러로 나타났다. 미국은 최근 휘발유 가격 급등 현상을 우려하고 있지만, 세계 평균보다는 0.1달러 낮은 1.23달러다.

한국은 집계 대상 세계 170개국 중 42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다음으로 3번째로 비쌌다.

일본은 1.43달러, 중국 본토는 1.46달러로 각각 세계 평균보다 0.1달러 이상 높았지만 한국보단 낮다.

세계 평균 경유(디젤) 가격은 휘발유보다 다소 낮은 ℓ리터당 1.27달러였다.

한국의 경유 가격도 1.60달러(1902.47원)로 세계 평균보다 25.8% 비싸다. 집계 대상 169개 지역 중에서는 47번째다.

경유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는 스웨덴(2.71달러)이었다. 홍콩(2.54달러)과 노르웨이, 네덜란드, 독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도 2달러를 훌쩍 넘었다. 스웨덴과 영국 등 일부 나라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쌌다.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연료 가격 상승의 충격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을 강타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최근 트럭 기사들이 고속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으며 이탈리아와 키프로스 등지에서도 시위가 일어났다.

영국은 이런 부담을 낮추기 위해 유류세를 1년간 당 5펜스(약 80원)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도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당 5유로센트(약 336원) 내렸다.

한국에서도 유류세 인하율 확대가 검토되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