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폴란드에선 러시아 침략을 대비해 사격을 배우는 시민이 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바이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결국에는 폴란드를 다음 타깃으로 삼을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폴란드에서 총 쏘는 법을 배우려는 시민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폴란드 바르샤바에 위치한 한 총기 사격장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시민들의 방문이 3배 이상 급증했다.
사격장 강사 마신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침공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총기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 배우길 원한다”며 “폴란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폴란드의 또 다른 사격장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총기를 이용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수업 프로그램’을 열어달라는 요청이 수백 건 쇄도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AK-47 소총을 다루는 법을 배운다. 마신은 “일반적으로 우리는 우크라이나 혹은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것과 똑같은 총기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AK-47 소총은 1947년 옛 소련의 군사공학자 미하일 칼라시니코프가 만든 생산단가가 저렴하고 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총이다.
사격장에 방문하는 수강생은 남녀노소 다양하지만 점점 여성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6년 동안 사격을 즐겨왔다는 한 시민은 “최근 점점 더 많은 여성이 사격장에 나타난다”며 “무기를 다뤄야 할 중요한 상황이 올 수도 있으니 그들은 총 쏘는 법을 자발적으로 배우길 원한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몇 주간은 폴란드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사격장을 찾기도 했다. 생전 총을 사용해본 적 없다는 그들은 전선에 나가기 앞서 총기 사용법을 익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신은 “우리는 그들이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나는 그들이 전쟁에서 살아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폴란드 시민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의 동부 최전선인 폴란드는 준전시 상태에 돌입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직접 국경을 맞대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의 맹방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와 약 600㎞의 국경을 공유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미 폴란드 국경에서 멀지 않은 우크라이나의 군사시설을 공격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13일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25㎞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 야보리우의 군사 훈련장에 대대적인 미사일 폭격을 가했고, 이로 인해 35명이 사망하고 134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