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찾아간 장제원 “빨리 협치의 산물로 추경을”

입력 2022-03-26 00:04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축하 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인 장제원 의원과 만났다. 국회에서 제법 인연이 깊은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뼈 있는’ 덕담을 주고받았다.

장 실장은 이날 오전 박 원내대표를 찾아가 윤 당선인의 취임 축하 메시지가 적힌 난을 전했다. 박 원내대표가 장 실장에게 “어서 오시라”며 맞이하자 장 실장은 가져온 난을 건네며 “아주 좋은 것으로 제가 직접 가서 선택해서 가져왔다. 진심을 담아서 축하드린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 저녁, 윤 당선인께 말씀드린 것처럼 안보와 민생에는 여야가 없기에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도 “그 출발은 국회를 존중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오로지 그것을 가장 크게 우선적으로 (신경 써달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 취임 후 펼쳐질 여소야대 국면에서 대통령과 여당이 172석을 확보한 거대 야당을 존중하며 소통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 실장 역시 “여야가 새롭게 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늘 존중하고 의논드리고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약 25분간 진행된 비공개 회동 후 장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당선인이) 젊은 박 원내대표가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선출된 의미는 역동적 변화에 대한 의원분들의 생각을 반영한 게 아닌가 생각하셨고, 그 점에서 더더욱 축하드린다고 말씀을 하셨다”고 당선인의 반응을 전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을지로위원회를 이끌었다. 을지로위는 우리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자는 위원회”라며 “우리 당선인께서는 선대본부에 약자와의 동행 위원회를 만들어 사회적 약자를 앞으로 정부에서 보호하겠다는 공약을 하셨는데, 그런 차원으로 을지로위와 약자와의 동행위는 똑같은 위원회고 이 분야에서만큼은 함께 여야 구분 없이 할 수 있고 그런 차원에서 협치가 잘 될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그는 또 “당선인께서도 국회와 민주당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늘 소통하고 경청하는 마음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당선인이) 박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단 인선을 하고 업무 인수인계를 마친 뒤 식사자리에 모시겠다는 말씀을 하셔서 잘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정책이 결정된 게 있다면 인수위 차원에서라도 박 원내대표께 자주 의논드리고 혜안을 듣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저희가 잘못한 것에 대해선 따끔하게 비판해주시되, 첫 시작하는 새 정부가 일할 수 있는 도움을 주십사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박 원내대표와의 여러 인연을 거론하며 협치를 호소했다. 장 실장은 “박 원내대표와는 개인적으로 사석에서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며 “2018년 예결위 간사를 할 때 신임 원내대표께서는 사실상의 간사를 하셨다. 서로 많은 충돌이 있었지만, 예산안이 통과된 다음에는 신문 헤드라인이 ‘더불어한국당 예산’이라고 할 정도로 서로 ‘케미’를 맞췄다”고 소개했다.

장 실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시고 추경을 하실 때, 제가 혼자 본회의에서 추경안에 찬성 버튼을 누른 적이 있다는 이야기도 드렸다”며 “문 대통령이 첫 추경 시정연설을 하실 때 저 혼자 일어나 박수 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구체적인 정책 사안에 관해서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면서도 “추경도 큰 틀에서 손잡고 하면 좋지 않겠느냐”며 “새 정부가 출발하기를 기다리기 힘드니 빨리 협치의 산물로 추경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에서 윤 당선인과의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견제는 강력하고 확실하게 실천하면서도 국민을 위한 협력의 교집합을 넓혀가겠다”며 “무능과 독선, 불통, 부정부패 등 국민의힘 정권의 잘못은 국민의 편에서 따끔하게 지적하되 잘한 일에 대해서는 제대로 평가하고 필요한 일은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