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적당히 마시라’는 잔소리가 듣기 싫다며 아내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6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허정훈)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65)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면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6시20분쯤 전남 고흥군의 자택에서 45년을 함께 산 아내 B씨(63)의 가슴과 어깨 부위를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아내가 ‘최근 음주운전을 걸려 놓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술을 마시고 다니냐’는 질책에 화가 나 말다툼을 벌이다 거실 바닥에 있던 흉기를 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5월에도 ‘술을 적당히 마시라’는 말에 불만을 품고 아내를 과도로 찌른 혐의도 받았다. 또 혈중알코올농도가 0.135%로 면허 취소 수준인 상태에서 고흥군 한 마을 도로를 시속 30㎞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이고 이를 침해한 행위는 엄하게 처벌함이 마땅하고”고 판시했다.
이어 “술을 그만 마시라는 취지로 잔소리를 해 화가 났다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는 결코 살인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며 “불과 6개월 전에 동일한 피해자를 과도로 여러 차례 찔러 상해를 입혀 실형을 선고받은 점 등에 비춰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