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대표 “주가 오를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

입력 2022-03-25 15:11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가 25일 인천 연수구에서 열린 제31기 정기주주총회 단상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가 주가 하락에 따른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최저임금만 수령하라는 주주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한 주주는 25일 인천 연수구에서 열린 제31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카카오 및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들의 ‘주가 회복까지 최저임금 수령’ 약속을 언급하며 “기 대표와 서진석 이사는 주가가 35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고 근무하다가 이후에 미지급분을 소급해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 대표는 “주가가 저평가돼있는 상황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내 보수에 대해서는 고통분담 차원에서 고민해보겠다. 그러나 영향력 있는 사외이사를 모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확실한 답을 내지 않았다.

최저임금을 주장했던 주주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기 대표가 책임경영의 자세로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발표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때 기 대표가 “주주분들이 힘들다고 하니 제안을 준 내용에 동의하겠다”고 답했다. 최저임금 수령에 동의한 것이다. 최저임금은 시급 9160원이다.

“올해부터 스톡옵션 제공 시 보통주를 신규 발행하지 않고 자사주를 활용하라”는 주주의 요구에 기 대표는 “동의한다. 실행하겠다”고 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 이상으로 소각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라”는 주주의 요구에 기 대표는 “추후 인수합병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어야 장기적인 ‘퀀텀점프’(대약진)가 가능하다”며 다른 의견을 냈다.

당초 지난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셀트리온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 일정 지연에 대해 기 대표는 “회계 이슈가 이번에 마감이 됐어도 계속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합병 검토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이날 주주총회에선 주주와 질의응답 과정에서 서정진 명예회장이 전화 통화로 참여했다.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 3사’ 합병에 대해 “합병해도 저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없다. 주주들 뜻에 따라 합병 절차를 진행하겠다. 최대한 많이 찬성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