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박홍근 겨냥 “성폭력 2차 가해자가 원내대표?”

입력 2022-03-25 15:08
페이스북 캡처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홍근 의원에 대해 “성폭력 2차 가해자”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25일 페이스북에 “페미니스트들, 성폭력 2차 가해자를 대표로? 역시”라고 적었다. 이 교수는 해당 게시물을 올리며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언론 인터뷰 기사를 공유했다.

이 교수가 공유한 기사에서 박 위원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젠더 인식을 비판하며 “여성가족부 폐지에 동의할 수 없다” 등의 주장을 폈다. 이 교수의 이날 발언은 국민의힘에 대해 ‘젠더 갈라치기’를 한다며 비판하는 민주당이 신임 원내대표로 박 의원을 선출한 건 모순이라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여성 인권을 강조하면서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뽑아놓고서 원내대표는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장례위원장을 지냈던 박홍근 의원을 선출한 민주당은 도대체 어떤 생각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결국 젠더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을 민주당 스스로 방증한 꼴”이라며 “최근 2030 여성 당원이 늘었다고 자랑하던 민주당은 정작 박홍근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하며 적반하장 그 자체의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그는 “아직도 민주당은 본인들이 무얼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다. 국민들 눈치가 보이니 권력형 성범죄자 옹호를 반성하는 척 하며 ‘반성 쇼’만 했던 것”이라며 “ 더 이상 이에 속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국민께서 또다시 심판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민주당내 대표적인 친박원순계 의원이던 박 의원은 박 전 시장 장례위원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박 의원은 “피해를 호소해 온 분에게도 고인의 죽음은 큰 충격일 것”이라며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만들어낸 ‘피해 호소인’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또 서울특별시장으로 5일간 진행된 박 전 시장의 장례 일정을 두고 반대 청원이 나오는 등 반발이 커지자 “수많은 분들이 분출하는 애도의 마음도 장례 절차를 통해 담을 수 밖에 없다”며 적극적으로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같은 해 8월 박 전 시장의 49재 마지막 날 페이스북에 “고인의 잘못이건 실수건 있는 그대로 만큼 대중으로부터 심판받았으면 한다”며 “고인이 평생 일궈온 독보적 업적도 있는 그대로 만큼 역사로부터 평가받기를 원한다”고 적었다.

당시 여성계에서는 박 의원의 발언이 고인의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 것이 피해자 때문이라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긴다는 점에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