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군에 대한 우크라이나 민·군의 저항을 보고 전쟁 의지를 잠시 꺾었을 것이라고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이 전망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전쟁을 한 달 넘게 끌고 왔고, 서방 세계의 제재로 고립돼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만 언론들은 25일 “서방의 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을 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력으로 대만을 장악하려는 결심을 잠시 늦출 것”이라는 우 부장의 캐나다 매체 글로브앤메일과의 인터뷰 발언을 보도했다.
우 부장은 “중국이 대만 침공을 시도할 때 서방의 대러 제재와 유사한 경제 제재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있다. 제재 조치가 중국 지도부의 무력 사용 억제에 매우 강력한 효과를 낼 것으로 믿는다”며 “서방 세계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지지를 보내는 점도 중국의 결정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에서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이란 대만과 통일을 뜻한다. 한때 훈풍이 불었던 양안관계는 급격히 냉각돼 군사적 대치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365일 중 239일간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총 961대의 군용기를 투입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지난달에도 전투기, 대잠기, 전자교란기, 기술정찰기를 ADIZ에 파견했다.
이로 인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자국 군사훈련역의 기간 연장안 검토를 국방부에 지시했다. 군사훈련역은 대만에서 현재 징병제를 축소한 형태의 군 복무 체제다. 1951년부터 시행해온 징병제를 2018년 12월부터 모병제로 전환하면서 군사훈련 형태로 시행해 병력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1994년 이후 출생자부터 국방의 의무는 4개월의 군사훈련으로 대체되고 있다.
우 부장은 러시아군에 대한 우크라이나 민·군의 항전을 “대만군이 교훈으로 삼고 있다. 취약점 분석과 방어 역량을 개선하고 있다”며 사견을 전제로 “중국의 대만 침공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 부장을 인터뷰한 글로브앤메일은 육지가 아닌 바다인 대만해협으로 갈린 중국과 대만 사이의 경계, 우크라이나에 부족한 미국산 첨단 무기의 대만 배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과 대만 사이의 군사적 긴장에서 다른 점이라고 지목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