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5일 지하철 3·4호선 환승역인 충무로역 열차에서 이동권 시위를 진행해 출근길 열차가 2시간가량 지연됐다. 30일 만에 재개된 이번 휠체어 시위는 전날부터 시작돼 1박 2일간 지속했다. 시민들은 불편함을 토로했지만 장애인들은 “절박하다”고 호소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22분부터 9시41분까지 충무로역 승강장 곳곳에서 승하차 시위를 펼쳤다. 오전 10시부터는 경복궁역에서 서울 종로구 효자동치안센터까지 이동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3·26 전국장애인대회 해단식’을 진행했다.
이날 전장연은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 권리,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을 알리며 5월 1일 노동절까지 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한 전국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이번 휠체어 시위는 전날부터 1박2일 동안 진행됐다. 전장연은 비슷한 형식의 지하철 휠체어를 이어가다 지난달 23일 잠정 중단했지만 30일 만에 지하철역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전장연은 “우리의 권리보장 요구안에 대해 인수위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해 다시 시위를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 14일 인수위 측에 장애인 권리예산 관련 요구안을 전달하려다가 저지당한 이후 “23일까지 답변이 없으면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예고했었다. 이들은 전날 출퇴근길 지하철 시위 후 충무로역에서 1박 2일 노숙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시위 중인 장애인들을 향해 삿대질하며 “이런 식으로 불편함을 주는 건 안 된다” “이해는 하지만 다른 방식을 찾아보라”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전장연 관계자는 “우리에게 특히 지하철은 온갖 욕설과 차별이 있는 공간이라 절박한 심정으로 이곳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며 “이동권 보장 등 장애인권리예산을 쟁취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