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때 만난 그분’…최고 원자력 공학자 인생의 결정적 순간

입력 2022-03-25 13:35 수정 2022-03-25 13:44
장순흥 전 한동대 총장의 과거 인터뷰 모습. 한동대 제공

“눈 앞의 것보다 더 멀리 있는 가치, 나아가 영원한 가치에 주목하면 좋겠다.”

장순흥(67) 전 한동대 총장이 인생의 갈림길에 선 그리스도인들에게 제시하는 ‘인생의 지혜’다. 장 전 총장은 27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멀리 또 넓게, 장기적 안목으로 신앙을 지키면서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안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전 총장은 2014년부터 올 초까지 8년 간의 한동대 총장직을 마친 뒤, 대전에 머물고 있다. 퇴임 전후로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연재물인 ‘역경의 열매’에 총 30회에 걸쳐 인생 스토리를 게재했다. 이를 책으로 묶어 저서 ‘하인, 장순흥’(국민일보)을 최근 발간했다. ‘하인’은 두가지 의미를 지닌다. 서번트(Servant), 즉 하인을 뜻하는 동시에 ‘하나님의 사람’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사람, 하인으로 주님을 섬기며 살겠다’는 그의 인생 고백이다.

저서는 지난 40년간 과학자와 교육자, 행정가로서 그리스도인의 모범을 보여준 한 신앙인의 간증이다. 또한 국내 최고의 원자력 학자가 기독교 대학의 수장으로 변신, 기독인재 양성에 매진하면서 일궈낸 ‘역경의 열매’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그는 “‘무엇이 내 인생을 이끌었는가’, 또 ‘무엇이 내 인생의 중요한 가치였나’를 자문하면서 집필했다”면서 “결국 모든 것이 복음과 하나님의 은혜로 귀결됨을 깨달았다. 이 책은 그 은혜에 대한 감사의 고백”이라고 소개했다.

지나온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예수님을 만난 것”이라며 그 때가 인생의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 즉 죽음을 뛰어넘는 복음을 깊이 묵상하고 깨달은 것이 평생의 가장 가치 있는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게 허무할 뿐인데, 그런 죽음을 뛰어넘은 부활과 구원의 복음을 통해 말로 다 표현 못할 만큼 중요한 가치를 느꼈다”고 강조했다.

장 전 총장은 “퇴임 뒤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대학 교육의 혁신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한동대 총장을 맡기 전 그는 카이스트에서 여러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대대적인 교육 혁신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한국의 대학교육 제도와 관련, 그는 “교육이 단순히 지식 전달에 머물지 않고,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까지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돕고, 또 다른 이들과 팀을 이뤄 협력하는 법도 함께 익힐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반목과 대립, 갈등이 판치는 국내외 현실 속에서 소통의 부재에 대해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는 “상호간에 협력을 잘하려면 가장 중요한 게 소통”이라며 “바람직한 소통이란 지식을 포함해 선한 것을 서로 많이 나눔으로써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