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朴 ‘작은힘’ 언급, 정치하겠단 뜻…尹 모르는듯”

입력 2022-03-25 09:07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뉴시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 앞에서 전한 대국민 메시지에 대해 “정치를 하시겠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 대표는 24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정치적인 고향, 실질적인 고향에 돌아오신 게 편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고, 박 전 대통령께서 달성에 자리를 잡은 자체가 정치적 행위”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 달성군 유가읍의 자택 앞에서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이 있다”며 “좋은 인재들이 제 고향인 대구에서 도약을 이루고 나아가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대구 달성 얘기하시고 대한민국 발전을 얘기하시면서 ‘저의 작은 힘을 보태겠다’하는 것은 정치를 하시겠다는 거 아니겠나”라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쪽에서 (볼 때) 좀 당황스러운 메시지를 던졌는데 잘 모르더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마련된 사저에 도착해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 당선인 쪽에 메시지를 던진 건데 그쪽에서 못 알아듣는다는 건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조 대표는 “잘 모르니까 방법이 없다. 알 때까지 기다려 봐야죠”라고 답했다.

조 대표는 또 박 전 대통령에게 ‘이번 대선에서 메시지를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선 다 마치고 사저로 오는 게 좋겠다’는 두 가지 건의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대표는 윤 당선인 측이 조만간 박 전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만나는 거 하고 뜻이 같다는 거 하고는 좀 다르다”며 “윤 당선인이 지금 당선되자마자 벌써 막 이런저런 구설수가 많은데 그런 식으로 밀어붙이면서 만나는 건 안 된다(고 본다.) 절차를 밟고 예를 갖추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언급하면서 겸손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여러 잘못 또는 얘기들로 영남권에서 역대 우파 (후보) 지지의 한 10%가 떨어져 그냥 잘못된 상황(정권교체 실패)이 될 뻔했는데 겨우 살았다”며 “그걸 제대로 인식해야 하는데, 윤 당선인 측근이나 ‘윤핵관’들은 솔직히 말해서 건방져서 못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 프레스다방을 방문해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조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반대하는) 그분들의 입장이 있고 우리의 입장이 있다. 우리는 탄핵 자체가 잘못됐고 법과 질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입장”이라며 “우리공화당이나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윤 당선인 지지하는 사람 되게 많다. 좌우 통합보다는 우선 자기 사람들부터 통합을 해야 하지 않나. 자기 세력들도 통합 못하면서 무슨 국민 통합을 얘기하나”라고 했다.

한편, 조 대표는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달성에 가신 것 자체가 본인이 직접 정치를 하시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역할을 하시겠다, 이런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곧 지방선거가 있으니 구체적인 행보는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조 대표는 “그것은 국민의 뜻에 따르실 것이다.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대해서 그것은 국민들이 알아서 판단하실 문제고 제가 구체적으로 뵙게 되면 이런저런 말씀을 좀 여쭤보겠다”고 답변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