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땅에 쌓인 눈이 녹으면서 러시아군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되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수습되지 않은 러시아군 시신이 그대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에 죽음의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다”며 “서리가 녹고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곳곳에 흩어진 러시아 군인들의 시신이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크렘린궁이 이 전쟁의 대가를 숨기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군인들의 시신이 우크라이나에 쌓여만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콜라이우 지역 비탈리 킴 주지사는 지난 19일 연설에서 “러시아군 시신을 수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러시아군을 ‘오크’로 칭하면서 “러시아군은 후퇴했고, 동료들의 검게 그을린 시체는 전장에 남겨뒀다”며 “이 지역에만 수백구의 시신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신을 찍은 사진을 CNN에 보내기도 했다.
CNN은 “주지사는 DNA 검사를 통한 신원확인을 위해 시신들을 냉장고에 안치해 러시아로 돌려보낼 것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러시아는 사망자 수를 감추고 있고, 병사들의 유해를 송환할 방법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 달 간 러시아군 7000~1만5000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군의 약 10% 수준이다.
러시아는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사망한 자국 군인들 수를 정확히 밝히고 있지 않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상자 수에 대해선 정보를 누설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