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재원에 공개 경고 “대표 물고 늘어지면…”

입력 2022-03-24 17:00 수정 2022-03-24 17:49
이준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김재원 최고위원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굉장히 불쾌하다. 앞으로 경선이나 공천 과정에 있어서 본인의 인지도 상승 등을 위해 당 대표를 물고 늘어진다면 제가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그 이상의 피해를 드리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선 때 너무 많이 당해서 그건 진짜 진절머리가 난다”며 “저는 경선주의자이므로 웬만하면 페널티를 안 주고 가산점도 다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부터)와 조수진 김재원 최고위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같은 언급은 ‘현역 의원 10% 감점, 무소속 출마 전력 15% 감점’ 조항을 이 대표가 주도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김 최고위원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대표가 갖고 온 초안은 감점 비율이 더 높았다고 주장했는데, 이 대표는 이 같은 김 최고위원의 주장을 즉각 반박한 것이다. 이 대표는 “초안은 당의 기획조정국에서 만든다. 그리고 제가 거기에 대해서 미주알고주알 지시사항을 내리지도 않는다”면서 “초안을 만들면 거기 문서 위에 대외비로 해야 하고, 절대 오해하면 안 된다고 빨간 글씨로 쓰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번 논란을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 탓으로 돌렸다. 이 대표는 “김 최고위원이 좀 다급하신 것 같은데, 김어준씨 유도신문에 당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김 최고위원이 한 말들만 보면 크게 문제가 안 된다. 김어준씨가 뭔가 캐내는 과정에서 우격다짐으로 어떤 말을 유도하려고 했던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해당 페널티 규정과 관련해선 “공천 규정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최고위 측에 의견을 제시해주면 재논의하겠다”며 “다시 논의해보고 또 표결해서 어떻게 나오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김 최고위원과 이 대표의 갈등은 홍준표 의원이 김 최고위원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촉발됐다. 최고위가 통과시킨 페널티 룰이 25% 감점 대상이 된 홍 의원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고, 홍 의원이 “특정 최고위원의 농간”이라며 김 최고위원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대구시장 공천 심사에 ‘선수’로 참가하는 김 최고위원이 ‘심판’으로서 표결에 참여해 자신에게 유리한 규정을 끌어냈다는 취지였다.

이에 김 최고위원이 이 대표가 들고 온 탈당 경력자에 대한 감점 초안은 더 혹독했다며 오히려 자신이 감점을 줄였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 대표가 “당 대표에게 덮어씌우려 한다”고 반박하며 당내 갈등으로 격화됐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