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방 수장이 군 의무복무기간 연장을 예고했다. 연일 이어지는 중국 위력 시위에 대한 대응으로 기존 4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4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은 전날 입법원 외교국방위원회 보고에서 “의무복무기간 연장 검토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운용 중”이라며 “올해 안에 검토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 14일 국방부에 현행 ‘4개월의 군사훈련’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1년 혹은 10개월로 늘리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궈정 부장도 1년을 초과하는 기간 연장에 필요한 병역법 개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의무복무기간은 연장되더라도 1년 내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만 국민도 군 복무기간 연장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민의기금회(TPOF)가 지난 14~15일 20세 이상 성인 10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선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75.9%가 복무기간 1년 연장에 찬성했다.
한국과 더불어 동아시아 대표적 징병제 국가였던 대만은 2018년 말 1년이던 군 의무복무기간을 4개월로 크게 줄였다. 시행된 지 불과 4년 밖에 안 된 병역 제도를 다시 한 번 바꾸겠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건 러시아가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였다.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예측돼 왔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현실화하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도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우려가 커졌다. 최근 유출된 러시아 정보부(FSB) 비밀문서에도 올 가을을 전후해 중국이 대만 침공을 결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중국은 대만을 향한 저강도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지난달 24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전투기를 들여보냈고,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는 양회 기간에도 대만 ADIZ에 전투기를 띄웠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