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보니 눈물난다” 대구 사저 앞 잔치 분위기

입력 2022-03-24 14:37
대구 사저에서 환영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 얼굴 보니 눈물이 납니다.”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로 귀향한 날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는 잔칫집을 방불케 했다. 사저 인근 도로변까지 축하 화환이 길게 이어졌고 곳곳에 태극기와 모자, 박 전 대통령 관련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이 전을 펼치고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의 얼굴 현수막이 풍선에 달려 공중에 떠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박 전 대통령이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방문객들을 위해 달성군에서 마련한 500대 규모 임시주차장이 금방 가득 찰 정도로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집회 신고를 한 우리공화당, 보수단체 회원들도 사저 앞을 가득 채웠다. 지지자들은 태극기, 흰색과 녹색 풍선을 흔들며 박 전 대통령의 귀환을 축하했다. 이날 사저 앞에는 5000여명 인파가 몰렸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1500여명(20개 중대)의 경찰 인력이 배치됐다. 경찰은 미리 펜스를 치고 안전사고 등에 대비했다.

많은 사람이 모이다 보니 크고 작은 소동이 빚어졌다. 우리공화당 인사들의 연설에 불만을 나타내며 맞불 연설을 하는 지지자들이 있었다.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김밥, 커피 등 음식을 먹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심지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낮 12시15분쯤 박 전 대통령이 탄 승용차가 사저에 들어오자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며 “박근혜”를 외쳤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삼성병원을 나설 때와 같이 올림머리 모양에 남색 코트 차림이었다. 한 남자 아이가 박 전 대통령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기도 했다.

분위기는 박 전 대통령이 감사인사를 시작하자 최고조에 달했다. 마이크 앞에서 “존경하는 달성군민, 대구시민 여러분 박근혜입니다.”라고 말하자 눈물을 훔치는 지지자들이 속출했다. 인사말이 계속되면서 오열하는 지지자도 보였다.

이날 입주 현장에는 지역 인사들이 총 출동했다.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김문오 달성군수,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의 모습이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모인 지지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경찰이 사저 주변 경비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이 날아드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인사말을 시작하고 3~4분 지난 후 소주병이 박 전 대통령 2m 앞 도로에 떨어졌고 파편이 박 전 대통령 가까이 튀기도 했다. 소주병이 날아들자 경호원들이 바로 박 전 대통령을 에워쌌다. 소주병 투척 때문에 잠시 행사가 중단됐지만 곧 현장을 정리해 인사말이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8분 정도 인사말을 마친 뒤 사저로 들어갔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32분쯤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참배한 후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대구 사저로 이동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