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부경찰서 ‘회복적 경찰활동’ 우수관서 인증

입력 2022-03-24 11:08 수정 2022-03-24 14:49

#사례.
김모(15)군은 지난해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려보고 싶다는 욕심에 길가에 세워진 오토바이를 충동적으로 훔쳤다. 얼마 후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김군은 형사적 처벌 위기에 내몰렸다. 부모님 얼굴이 떠오르자 앞이 캄캄해졌다. ‘전과자’로 낙인되는 게 아닌가도 싶었다. 때마침 담당 조사관이 고민을 거듭하던 김군에게 ‘중재 방안’을 제시했다.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시는 남의 물건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것. 김군은 오토바이 주인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눈물로 연신 사죄했고 선처를 원한다는 청원서까지 받았다. 김군은 결국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정상적 학교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다. 경찰청이 지난 2019년부터 새롭게 추진하는 회복적 경찰활동 성과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경찰청이 선정하는 올해 ‘회복적 경찰활동’ 우수관서로 선정돼 인증패를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회복적 경찰활동은 갈등·분쟁·범죄 발생 때 전문가를 참여시켜 피해회복과 함께 가해자·피해자 관계를 개선해 공동체의 평온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주요 대상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발생하는 학교폭력·층간소음·가정폭력 사건 등이다.

학교폭력의 경우 처벌 위주의 기존 해결방식에서 벗어나 가해·피해 학생은 물론 학부모·교사·전문기관 등을 참여시킨 대화를 통해 서로간의 응어리를 풀도록 경찰이 주선하는 활동을 벌인다.

층간소음을 둘러싼 이웃간 분쟁 역시 문제 해소를 위해 해당 전문기관과 1대1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하고 대화모임을 가진 후 결과보고서 제출을 통해 재발방지를 도모하고 있다.

경찰은 2019년 시범 실시 후 2020년 전국으로 이 제도를 확대했으며 올해는 전국 220개 경찰관서에서 확대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회복적 경찰활동이 주민 간 갈등에 대한 문제해결적 접근방식이자 건강한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 방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자체 평가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난해에만 34건의 회복적 대화모임을 성사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경찰청 수사인권담당관실은 전국적으로 2020년 573건이던 회복적 경찰활동 진행건수가 2021년 1188건으로 증가하는 등 관련 민원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