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총재 후보 지명 협의를 두고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진실공방을 벌이는 것과 관련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런 게 장기화되면 (6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은 아닌지 물어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2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행보를 저는 아직 정치적이라고까지 평가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당선인 측의 문제제기에 관해 “한은 총재라든지 감사위원 같은 경우 국가 요직 중 요직”이라며 “그런데 이제 임기가 고작 한두 달 남은 전임 정부가 후임 정부에 부담을 주는 형태로 인사를 진행하는 것이 과연 우리나라에서 맞는 처신인지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알박기식 인사가 돼서는 곤란하다. 기존에 공석인 자리를 한두 달 못 참아서 전임 정부의 의사대로 인사한다는 것도 앞으로 선례가 된다”며 ”원래 모든 게 한 만큼 당한다. 지금까지의 관례와 다르고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어 “애초에 협의라는 것 자체가 (윤 당선인이) 현재 임명권을 가진 문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갈등이 장기화된다면) 6월 1일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신정부와 일부러 여러 쟁점 사안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민주당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일하기 위해서 ‘내가 이런 조직을 짜겠다’ ‘여기서 하겠다’ 이런 정도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반대하는 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청와대 측은 전날 한은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하면서 윤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를 두고 “‘좋은 사람 같다’(고 했더니) 그걸 가지고 의견을 받았다? 납득이 가나”라며 “그분(이 국장)에 대해서 당선인께 답변받은 것도 없이 당선인 측과 합의했다고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