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저격한 진중권 “한은총재 인사 文 권한, 왜 시비”

입력 2022-03-24 07:46 수정 2022-03-24 10:5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청와대의 한국은행 총재 후보 지명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이 불쾌감을 드러내자 “이렇게 시비 걸 문제인가”라며 저격에 나섰다. 앞서 청와대는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했다.

진 전 교수는 23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그쪽의 사정을 봐서 아무래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차기 정권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의견을 물어본 것인데 이게 이렇게 시비를 걸 문제인가 싶다”라며 “형식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 비서실장을 겨냥해 “쓸데없는 논쟁을 벌이는 것 같다”며 “본인이 좋은 사람 같다(고 했고), 또 윤 당선인에게 직접 전화해서 의사까지 확인한 게 맞는다면 문제 삼을 일 아니지 않나. 장 비서실장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제가 볼 때는 대통령 권한이다. 대통령이 배려한 거고 그렇게 배려를 해서 임명된 그분이 자기들이 봐도 괜찮은 분이라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면서 “제가 어제도 지적했지만 자꾸 시비 거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 국장을 한은 총재로 지명하는 과정에서 윤 당선인 측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 비서실장은 협의 과정이 없었다며 이를 반박했다.

장 비서실장은 이날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창용씨 어때요’라고 하니까 (제가) ‘좋은 분이죠’라고 한 게 끝이다. 비토이고 아니고 얘기하기 전에 협의를 거쳐서 추천 절차를 밟은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장 비서실장은 “(청와대가 협의했다고) 이야기를 하는 의도가 뭐냐. 언론에서 화해의 제스처라고 분석하는 데 저는 동의할 수 없다. 감사원 감사위원 임명 강행을 위한 명분 쌓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선의일 수 있겠지만, (그것을) 받는 입장에서 선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 수석과 통화는 했는가’라는 질문에는 “발표하기 한 10분 전에 전화가 와서 발표하겠다고 해서 (제가) ‘아니 무슨 소리냐’며 웃었다. 일방적으로 발표하려고 해서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뭐 ‘추천하거나 동의하지 못하는 인사’라고 말했다”며 청와대 설명과는 정반대되는 입장을 말했다.

그는 윤 당선인의 반응에 대해서는 “허허허 웃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인사권자도 아니지 않나. 장제원 의원이 무슨 (한국은행 총재를) 추천했습니까? (그것은) 인사권자의 결심”이라고 했다고 윤 당선인의 말을 전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