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차질, 국민 걱정’ 질문에…尹 고문 임태희 “하아”

입력 2022-03-24 06:32 수정 2022-03-24 09:56
임태희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 연합뉴스

임태희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이 23일 윤석열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에 대해 “국민이 걱정 안 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받자 “(윤 당선인이) 국민 걱정 충분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임 고문은 이같이 답변하기 전 길게 한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임 고문은 23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윤 당선인이) 굉장히 열심히 대응하리라 믿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행자 주진우씨가 ‘걱정하는 국민이 있는데 걱정 안 해도 되느냐’고 질문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임 고문은 답을 하기 전 “하아”라며 다소 길게 한숨을 쉬었다. 주씨가 “고문님, 너무 한숨을 깊게 쉬셨다”고 농담을 하자 임 고문은 멋쩍게 웃었다.

임 고문은 윤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을 강행하려는 데 대해 “정말 청와대 구조를 고쳐야 일종의 권위주의적인 대통령 시대를 마감할 수 있다. 또 그거는 일종의 나의 새로운 정치를 위한 아주 핵심적인 공약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지켜야 한다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뜻은 굉장히 좋다고 본다. 다만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는 후보 때와는 달리 당선자 또는 대통령 지휘로 하는 일이라 진검승부”라며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기면 상처가 난다. 그래서 굉장히 섬세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고문은 윤 당선인에 대해 “워낙 직진 스타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많이 듣고 또 당신 의견을 많이 이야기하는 편”이라면서도 “건의를 하는 사람도 굉장히 끈기를 가지고 해야 효과를 거두고 그런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한 번 밀어붙이는 일에 다른 의견을 얹는 게 쉽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임 고문은 인수위의 ‘1번 과제’는 대통령과 당선인의 회동이라고 짚었다. 그는 “두 분이 만나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그러지 못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무조건 만나서 큰 틀에서 정리해야 실무적으로도 자동으로 일이 그렇게 쉽게 풀려나갈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 고문은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당선한 제17대 대선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비서실 실장을 지냈다. 2010년 7월부터 2011년 12월까지는 MB정부 대통령실장을 역임했다. 그는 당시 당선인이었던 이 전 대통령을 보필하면서 전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대통령직 인수 업무를 진행했다.

진행자인 주씨가 “이명박, 임태희 그리고 노무현, 문재인 이렇게 4명이서 찍은 사진이 보였다”고 하자 임 고문은 “한 테이블에서 담화하시고 여러 가지 인수인계하는 사항을 저는 옆에서 직접 봤다”며 “빨리 그런 장면이 돼야 한다고 본다.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