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들어가 보니 너무 좋은 거다. 권력의 달콤함에 포기한 것”(권성동 의원)
“이명박 청와대 시절 그곳의 생활이 달콤하셨나?”(고민정 의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생활이 달콤해서 이전 공약을 파기했다’는 취지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주장에 발끈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권성동 의원께서는 이명박 청와대 시절 그곳의 생활이 달콤하셨느냐. 아니면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청와대 생활이 달콤했다고 말씀하셨느냐”라고 반문했다. 이는 권 의원이 2008년 7월~2009년 8월 당시 MB정부의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으로 근무한 이력을 언급한 것이다.
고 의원은 그러면서 “제가 기억하는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들의 삶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휴일이든 평일이든 계속된 격무에 시달리느라 달콤한 기억은 거의 없어서 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권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청와대 이전은 문 대통령도 두 번이나 공약했던 사안이지만 실천을 못 했다”며 “왜 그렇겠는가. 청와대에 들어가 보니 너무 좋은 거다. 권력의 달콤함에 (공약 이행을) 포기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진행자가 “경호 문제 때문 아니냐”고 지적하자 권 의원은 “경호 문제도 있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청와대만큼 좋은 데가 없다”며 “순전히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말했다.
권 의원의 발언은 청와대가 윤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 계획에 대해 안보 공백을 이유로 제동을 걸자 반발하면서 나온 것이다. 그는 “(청와대는) 새 정부가 하겠다는 일에 협조하는 게 맞다”며 “물러나는 정부가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첫 업무를 이런 식으로 훼방 놓는 것은 처음 본다”고 성토했다.
또 청와대의 제동 배경에 대해서는 “대선 결과에 승복 못 한 민주당 강경파가 ‘새 정부의 힘을 빼자’는 주장을 했고, 청와대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추측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권 의원의 압박에 대해 고 의원은 “계속 말씀드리지만 청와대 이전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는 “안보공백에 대한 우려 표명을 ‘훼방’이라 말하기 전에 보완책을 논해 달라”며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라고 플래카드만 걸 것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지적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