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서초동 자택 출퇴근…尹 “통의동엔 간이침대 하나”

입력 2022-03-24 05:24 수정 2022-03-24 09:47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이후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임시 집무실’로 두고 서초동 자택에서 출퇴근할 전망이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통의동과 서초동 출퇴근은 배수진을 친다는 의미의 정치적 레토릭이 아니다”라며 “청와대에 한 발자국도 들어가지 않겠다는 것으로 결정된 사안”이라고 23일 연합뉴스에 말했다.

윤 당선인은 주변 참모들에게 “여기(통의동) 침대 하나 깔아주시면 제가 여기서 잘게요. 여기서 일하면 되지 않겠습니까”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서초동 자택에서 출퇴근하기로 결정한 데는 윤 당선인의 의지가 강하게 담겼다.

한때 자택 출퇴근과 함께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임시로 머물거나, 청와대 부근 안가 등에 임시 관저를 마련하는 등 방안도 거론됐지만, 결국 자택에서 출퇴근하는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 집무실에 맞춰 관저로 유력하게 거론돼 온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 역시 사실상 비어 있긴 하지만, 리모델링 등에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예비비 승인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윤 당선인이 한남동 공관으로 입주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전해졌다.

출근하는 윤석열 당선인. 연합뉴스

인수위는 국방부 청사로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이사와 리모델링에 걸리는 시간을 한 달 반에서 최대 3개월가량으로 보고 있다.

윤 당선인은 출근길 정체가 시작되기 전인 이른 아침 차를 타고 서초동 자택을 나서, 올림픽대로를 타고 한남대교를 건너 종로구 통인동 사무실로 약 11㎞ 거리를 출근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대통령이 탄 차량 앞뒤론 경호차와 사이드카 등이 에워싼 긴 행렬이 움직이고, 신호 차단 등 교통통제도 들어간다. 이 때문에 교통 혼잡 등 국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윤 당선인의 출퇴근 시간대를 가급적 ‘러시 아워’를 피해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경호 차량 규모도 대폭 줄이고 필수 인력만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초동 자택에는 방탄유리 설치 등 별도의 방어 조치를 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범한 국민의 생활에 방해되지 않도록 경호 요원도 보이지 않게 배치한다.

통의동 집무실 주변엔 경호 인력을 늘려 안전을 확보할 방침이다. 통의동 집무실 인근에서 경호를 위한 전파 차단은 외국 귀빈 방문 등 행사가 있을 때만 일시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통의동 집무 기간 외국 정상 등이 입국하면 기존 청와대 영빈관에서 맞는다.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도 당분간 그대로 사용할 방침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