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기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되는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요일에 따라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절대적 유행의 규모가 커진 만큼 변동 폭도 10만명 안팎에 이른다. 유행 향배를 가늠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가운데 오는 26일부턴 국내 2호 경구용 치료제인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가 현장에 공급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9만881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일 대비 13만여명, 전주 같은 요일보단 9만여명 증가한 규모다. 같은 날 기준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1084명, 신규 사망자는 291명으로 집계됐다.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64.4%로 파악됐다.
정부는 지난주 하루 평균 40만명가량이 확진됐으며 20~23일 평균 확진자는 그보다 소폭 감소한 34만7000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유행 추이를 가늠하기엔 이르다고도 덧붙였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주엔 (16일 0시 기준) 확진자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통계가 분산되기도 했다”며 “내일, 모레라든지 또 금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역 완화 속도 조절에 실패한 탓에 확진자가 폭증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결과론적 지적이라고 일축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방역조치를 완화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비판은 다시 말해 14일간 격리, 사적모임 4인 제한, 오후 9시 영업제한을 유지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단편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 수가 쉽게 줄어들지 않자 방역 당국은 MSD(머크)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 도입을 서두르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2만명분을 우선 도입할 예정”이라며 “24일 통관 절차를 거쳐 오는 26일부터 감염병전담병원 등지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직후 나왔다. 식약처는 전날 열린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공급위원회 심의 결과 라게브리오 캡슐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투약 대상은 중증 이행 위험이 높은 경증~중등증 확진자 중 팍스로비드와 렘데시비르를 사용하기 어려운 이들이다. 만 18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은 관련 임상시험 자료가 없기에 대상에서 아예 빠졌다. 또 임부의 경우, 동물실험에서 태아 발달 관련 우려가 제기돼 처방·사용할 수 없다. 가임기 남성은 이 약을 복용한 이후 3개월간 피임해야 한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의) 역학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준의 약물이라기보단 치료 옵션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