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윤석열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거론되는 데 대해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또 국무총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또 “요직을 연속해서 맡는 것 자체가 너무 과도한 욕심을 부린 것으로 비치지 않겠나”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권 의원은 다만 “단순히 그런 차원에서 분석하는 것”이라며 사견임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 의원의 이번 발언은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정신을 훼손하고, 안 위원장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안 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는 국민일보에 “안 위원장 인사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논의할 사안”이라며 “다른 분이 왈가왈부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직을 맡지 않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권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안 위원장과 관련해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또 국무총리를 하기에는…, 역대 그런 경우가 있었나. 그런 경우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만약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 생각이 있었다면 인수위원장을 맡지 않았을 것으로 저는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또 “권력은 어쨌든 간에 나눠 가져야 하는 것”이라며 “특정인 한 사람이 모든 권력을, 좋은 자리를 다 차지하려고 하면 오히려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 안 위원장은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저는 모른다. 본인(안 위원장)이 그런 계획에 따라서 움직이겠죠”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 측은 안 위원장의 거취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협의해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 같은 제3자가 개입해 언급할 성격의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안 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는 “새 정부 초기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인수위원장이 초대 총리를 맡는 것은 국정 연속선상에서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안 위원장은 현재 인수위원장으로서 업무에만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국무총리 후보군에 올라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 제가 맡은 일에 집중하자는 생각뿐”이라며 “한눈팔고 다른 생각할 여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영남권 의원은 “안 위원장 향후 거취 문제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상의해서 결정할 문제”라며 “권 의원이 그런 의견을 말할 입장이 아니고, 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선을 근소한 차이로 이기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로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시점에 불필요한 발언으로 공동정부 정신을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구승은 손재호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