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의 ‘국무총리 후보설’에 연일 상승했던 ‘안랩’이 23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안 위원장의 지분 가치를 포함한 재산 규모는 3000억원대로 불어났다. 지난달 28일과 비교하면 1개월도 안 돼 안랩 주식 지분 가치만 2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안랩은 전날보다 4만500원(29.93%) 오른 17만5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012년 1월 3일 기록했던 장중 최고가 16만7200원을 10년여 만에 갈아치웠다. 안랩은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안랩이 최근 공시했던 2021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안 위원장은 안랩 주식은 186만주 보유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은 18.6%다.
이날 종가를 적용하면 안 위원장이 보유한 주식의 평가 가치는 3269억8800만원이다.
안 위원장이 지난달 초 대선 후보로 등록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총재산은 1979억8554만2000원이었다. 안 위원장이 신고한 재산의 대부분은 당시 기준 1839억5400만원이었던 안랩 주식이었다.
안랩 주가가 연저점을 찍었던 지난달 28일(종가 6만5000원)과 비교하면 안 위원장의 지분가치는 1209억원에서 3269억여원으로 20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안 위원장이 총리를 맡게 될 경우 주식이 어떻게 처분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재산공개대상자는 본인이나 배우자 등 이해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의 총 가액이 3000만원을 넘길 경우 2개월 이내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백지신탁 수탁기관은 법률에 따른 신탁업자나 집합투자업자를 말하며 신탁업을 겸영하는 은행‧증권사 등이 포함된다.
안 위원장이 주식을 백지신탁하면 수탁 기관이 60일 이내 처분해야 한다. 처분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록딜은 증시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장 종료 후 지분을 넘기는 것이다. 블록딜이 진행된 종목은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블록딜은 거래 상대방을 구해야 하는데 대규모의 안랩 주식을 매수할 상대방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안 위원장이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총리 관련 질문에 “현재 제가 맡은 일에 집중하자는 생각밖에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