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3형제 사건’…형제 2명은 현장 목격했다가 참변

입력 2022-03-23 15:35

경남 사천의 한 주택가에서 삼 형제에게 둔기를 휘둘러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지게 한 사건 용의자는 애초 형제 중 1명이 범행 대상이었지만, 형제들이 차례로 집을 찾아 현장을 목격하자 이들에게도 둔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인다.

23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30대 A씨는 지난 21일 오전 10쯤 사천시 사천읍 한 주택에서 60대 B·C씨와 50대 D씨를 둔기 등을 사용해 숨지게 하거나 중태에 빠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B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고, C씨와 D씨는 사망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형제 사이로 5형제 중 둘째, 셋째, 넷째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건 당일 오전 오전 7시 30분쯤 홀로 집에 있던 D씨를 만나 둔기로 가격해 숨지게 했다.

그러던 중 오전 9시쯤 C씨가 세차하기 위해 집을 찾았다가 A씨에게 변을 당했다.

약 30분 뒤 뒤이어 도착한 B씨가 또다시 A씨로부터 당했다. B씨는 D씨 딸로부터 '아버지 연락이 안 되니 확인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동생 집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며 농산물 경매업을 했던 A씨는 과일 납품업을 하던 D씨와 평소 거래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D씨로부터 납품 대금을 빨리 지불하라는 독촉 문자를 받기도 해 금전 문제로 인해 시작된 사건이 아닌지 수사를 하고 있다.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둔기도 현장에서 발견해 현재 감식 중이다.

A씨는 신고를 받은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직전 차량을 타고 도주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 TV에 찍히면서 경찰의 용의선상에 올랐다. 그는 이후 자신의 차를 사천휴게소에 유기한 뒤 인근 야산으로 도주했으며 그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차량 감식 등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