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한 달이 가까이 되면서 전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일부 지역 탈환에 성공하는 등 전세 역전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해 지난 며칠간 노력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공세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방어’에서 ‘탈환’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셈이다. 커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공격을 조금 더 강화하고 있는 징후를 봤다”며 러시아가 장악한 남부 헤르손과 멜리토폴에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공항에서 헬기를 철수시켰다. 최근 1주일 내 촬영된 플래닛 랩스 상업 위성 영상에선 헤르손 공항에서 러시아 헬기가 철수된 사실이 확인됐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연설을 통해 헤르손 공항 인근 초르노바이우카에서 러시아군을 격파했다고 전했다. 헤르손은 흑해 연안 도시이자 오데사항 동쪽에 있는 조선업 중심지로,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러시아군이 장악한 첫 번째 주요 도시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도시 최소 1곳을 탈환했고 앞으로 더 많은 도시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활용하고 있는 전투 능력과 일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의 전투 능력에 관해선 “방어에 적절하다고 판단된 장소에서 매우 영리하고, 민첩하고, 창의적으로 방어해 왔다”고 평했다.
영공에서도 러시아에 제공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우크라이나 노력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전투기를 대공방어망 안으로 유인한 뒤, 대공 미사일로 격추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앞서 러시아 고정익 항공기 97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북부와 북동부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도 탈환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수도 키이우 외곽 마카리우에서 격렬한 전투 끝에 러시아군을 격퇴, 이 지역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북동부 추위우 지역도 탈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 기업연구소(AEI) 핵심위협 프로젝트 책임자인 프레데릭 케이건은 “러시아군이 적어도 당분간은 흑해 연안 전략도시인 미콜라이우와 우크라이나 경제 중심 도시 오데사 등 남부 지역 점령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헤르손 공항은 남부 지역 장악 작전에서 긴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